위르겐 슈렘프 다임러 회장 辭意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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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다임러 크라이슬러의 최고경영자(CEO)인 위르겐 슈렘프 회장이 지난주 열린 경영감사위원회에서 퇴진 의사를 밝혔다고 일간 프랑크푸르터 알게마이네 차이퉁(FAZ)이 29일 보도했다.

슈렘프 회장의 사의는 반려됐지만 2008년까지 연장된 그의 임기를 다 채울 수 있을지는 불확실하다.

신문은 그룹 내부 소식통을 인용, 이같이 전하면서 핵심 경영진 간 권력투쟁이 벌어지고 있어 슈렘프 회장의 자리가 위태롭다고 덧붙였다.

슈렘프 회장은 최근 그룹 안팎에서 비판을 받고 있다. 그룹의 경영실적이 곤두박질치는 데다 그동안 심혈을 기울여 왔던 아시아 전략이 차질을 빚고 있기 때문이다.

그룹 소식통들은 슈렘프 회장의 입지가 크게 줄어들었다고 전한다. 경영 실패의 책임을 지라는 주주와 임원진의 압력이 날로 거세지고 있어서다. 당분간 슈렘프를 회장 자리에 앉힌 경영감사위원회 힐마 코퍼(전 도이체방크 회장)의장을 방패막이 삼아 버티겠지만 이사회에서 반대 세력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어 가시방석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슈렘프 회장의 부인인 리디아가 이사회 비서로 근무하면서 회사 간부들보다 더 많은 수십만유로의 연봉을 받고 있다는 인신공격까지 쏟아지고 있다.

슈렘프 회장의 거취는 29일 미 뉴욕 시그램 빌딩에서 열릴 경영이사회와 경영감사위원회의 회동에서 다시 논의될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 그의 퇴진 여부가 불거질지는 불투명하다. 그러나 향후 슈렘프 회장의 운신의 폭을 둘러싸고 경영진의 견제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베를린=유권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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