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양 전통한옥 주인 서홍종씨 시골 정취 살린 사랑방 재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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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노인등 동네사람들은 물론 길손들도 들러 쉬어가면서 시골의 훈훈한 인심과 옛 정취등을 맛볼 수 있는 사랑방이 되면 좋겠습니다.』 전남담양군고서면원강리 1백여가구가 사는 원유동의 대나무숲 밑에 커다랗게 서 있는 전통한옥 주인 서홍종(徐洪鍾.56.농업)씨.2백80여평의 대지에 지난해 40평 크기로 멋들어지게 지은 살림집 옆에 15평짜리 한옥을 다시 짓고 있는 徐씨의뜻은 시골에서도 완전히 자취를 감춘 사랑방을 재현하는 것.
『처음엔 혼자 좋은 집에 살기 미안하고 누추한 집에서 지내는이웃 노인들도 좋은 집에 등을 대보게 해줘야겠다고 생각해 1월초 주춧돌을 놓았습니다.』 그러나 노인당에 그치지 않고 중년들도 와서 세상살이와 농사일등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며 노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는 설명이다.또 마을 앞 국도를 지나다 집 구경을 하러 찾아오는 사람이 많아 항상 대문을 활짝 열어 놓아 길손들도 쉬었다 가는 사랑방으로 만들기로 했다.
따라서 옛 정취를 살리기 위해 『아래채이므로 돈이 덜드는 콘크리트로 짓자』는 가족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6천여만원이나 들여한옥으로 지었다.방 두 칸과 주방.화장실뿐인데도 기둥을 지름이한자 네치나 되는 소나무로 세우고 기와지붕도 「여덟팔(八)」자모양으로 얹었다.추석전까지 난방.전기공사등을 마치고 문을 열 계획이다.
농사로 자수성가해 2만여평의 전답을 가진 徐씨는 『집짓는 데돈을 많이 써버려 경제적 여유가 없어졌지만 형편이 풀리면 밥을지어주는 사람을 따로 두고 막걸리.빈대떡.고구마.옥수수.미숫가루등 먹거리도 그냥 대줄 작정』이라고 밝혔다.
담양=이해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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