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3社 8월에 집단휴가 20억~40억 전력 절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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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삼성전자가 있는 경기도수원시 일대의 갈비집들은 월 4백억원의매상을 올리는 호황을 누렸다.반도체 경기가 좋아 갈비집까지 호황을 누린 것이다.그러나 올해 반도체 경기가 나빠지자 이들 갈비집의 매상은 월 2백억원선으로 절반이나 뚝 떨 어졌다고 한다.반도체등 전자업계와 협력업체 종사자들이 회식 횟수를 줄이고 회식후의 2차모임도 자제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이에따라 지역경제에 미치는 파급도 적지 않다.
같은 업종의 LG반도체는 다음달부터 강남 테헤란로 사무실의 직원들 근무간격을 좁힌다.분산된 책상은 한곳으로 모으고 1 이상의 간격을 어깨가 나란히 할 정도로 좁힐 예정이다.
그래서 생긴 공간은 임대한다는 것이다.사무실 공간절약을 통한경비절감책의 하나다.
이 회사는 또 휴대폰 사용을 자제하고 정시퇴근.리프레시휴가 사용등으로 연장수당을 줄이며 직원들의 회식 횟수를 줄이거나 2차회식을 자제하는등의 경비절감 방법을 쓰고 있다.이렇게 해서 연간 5천억원의 경비절감을 한다는 목표다.이는 지 난해 이 회사경비의 절반수준이다.
반도체만 그런게 아니다.경기하강의 여파를 받고 있는 일부 증권사도 덩치줄이기에 나섰다.
한화그룹의 제일증권은 지난달 여의도 본사 사무실을 10개층에서 8개층으로 2개층 줄였다.이 2개층은 다른 회사에 임대해줬다.공간절약을 통해 경비를 절감하는 이른바 「공(空)테크」의 사례다.물론 대부분의 회사들은 전통적인 감량경영 방법을 사용한다.한라중공업은 두달전부터 사무용품 예산을 대폭 줄였다.팀별로사무용품 예산을 할당하고 이 범위안에서만 사용하게 했다.이전에는 지원팀에 가서 기록만 하면 무제한 쓸수 있었으나 경비절감에따라 제약이 생긴 것이다.대규모 공장을 가동하는 자동차회사들은전력절감에 나선다.
현대.대우.기아등 국내 자동차 3사는 전력 성수기인 8월에 4~5일간의 집단휴가를 실시한다.이렇게 해서 절약되는 비용은 현대가 약 40억원,대우.기아가 약 20억원에 달한다.자동차회사들은 이 기간중 기계및 설비의 보수.수리까지 마 칠 계획이다.눈에 안보이는 경비를 줄이려는 회사도 있다.현대그룹 계열사인인천제철은 색다른 허리띠 줄이기운동을 벌이고 있다.회의시간을 줄이는 시간절약,이른바 「시(時)테크」다.이 회사는 회의당 평균소요시간이 54분이며 그에 따른 시 간당 비용이▶부장 2만6천4백60원▶과장 1만7천6백40원▶사원 1만1천5백80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회의시간도 1회 30분이내로 줄이기로 했다.「시테크」로 비용을 40% 줄이겠다는 것이다.그러면 연간 회의경비가 14억4천여만원에서 10억원이하로 낮아진다는 것이다.
그러나 경비절감에는 고통이 따른다.
한편 반도체등 제조업체 현장근로자중에는 회사의 토요휴무및 연장근무 폐지 방침에 따라 수당이 줄고 따라서 실소득이 줄어들자내심 울상인 사람도 적지 않다.
박영수.임봉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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