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살아나나 기대 했는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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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1면

3월 산업 생산은 11% 넘게 늘었는데 소비는 증가폭이 1%에도 못 미쳤다. 지난 2월 8개월 만에 상승세로 돌아서 기대감을 높였던 설비 투자는 6.8% 줄었다. 수출과 내수의 양극화로 반도체 생산은 기록적인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으나 백화점 매출은 5년5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감소했다. 이처럼 들쭉날쭉하는 경기 때문에 경기선행지수의 전년 동월비가 10개월 만에 하락했다. 2분기가 되면 경기가 좋아질 것이라던 정부 전망이 무색한 상황이다.

29일 통계청이 밝힌 '3월 산업활동 동향'에 따르면 설비투자 지수는 133.6(1995년=100)으로 한달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3월은 연중 투자가 가장 많아 기업의 한해 투자를 가늠해 볼 수 있는 달이다. 2002년과 2003년 3월에는 투자 지수가 모두 140을 넘었다.

건설 부문의 경기가 특히 나쁘다. 건설 수주 실적은 1년 전보다 3.2% 감소하며 3개월째 줄었다. 1~2월 건설 경기를 떠받친 공공부문 수주도 3월에 4.2% 감소했다.

내수를 가늠하는 지표인 도.소매 판매는 소폭인 0.9% 상승에 그쳤다. 특정 업종만 장사가 잘되는 쏠림 현상이 여전했다. 백화점 매출은 16.5% 줄어 1998년 10월 이후 최대 감소폭을 기록했다. 생산은 수출 호조에 힘입어 11.6% 늘었다. 수출을 주도하는 반도체 생산은 56% 늘었지만 2월보다 줄어드는 추세다.

LG경제연구원 오문석 상무는 "적어도 상반기까지는 경기 회복을 느끼기 어려울 것"이라며 "노사 갈등이 격화되거나 17대 국회가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지 못하면 회복 시기가 더 늦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김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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