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통신사업자 선정 컨설팅회사도 明暗 엇갈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5면

단군이래 최대 신규통신사업자 선정이라던 타이틀에 걸맞게 이번사업계획서 작성과정에는 국내외 유수 컨설팅회사들이 총동원되다시피 했다.
이들중에는 단순한 시장조사는 물론 법률이나 재정.회계에 자문한 경우도 있고 본격적으로 통신분야 전략이나 망(網)설계 컨설팅을 한 사례도 많았다.
아무도 점칠 수 없는 사업자 후보에 대한 컨설팅이었기에 당사자들은 마지막 순간까지 긴장감을 떨치지 못했다.그러다 막상 사업자 낙점결과가 발표됐을 때 사업신청자에 못지않게 희비가 엇갈렸다. 국내 업체로는 삼일.안건.안진.산동.세동.영화회계법인 등 「빅6」와 삼정.서우합동 등이 경쟁을 벌였다.
이중 삼일회계법인은 정보통신부 주도 재무재표 심사과정에 직접참여함으로써 개별업계 컨설팅에는 발을 들여놓지 못했다.
대신 안건.안진.산동이 비교적 좋은 성과를 얻은 것으로 자평하고 있다.
설립 3년 전후의 다소 생소한 이름의 전문 컨설팅사들이 등장한 것도 이채롭다.
유통과 정보통신분야 컨설팅사로 발돋움하고 있는 서울인터그룹과하나로컨설팅이 대표적이다.
올 2월 정보통신.전기가스분야를 특화시켜 출범했던 유니티컨설팅도 예상밖의 선전을 벌인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일부 업체는 이번 통신사업을 계기로 도약을 시도했으나 뚜렷한성과를 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력 다국적 컨설팅사들도 예외없이 이번 경쟁의 뒷장에서 치열한 접전을 벌였다.매킨지.AT커니.AD리틀.모니터등이 나름대로의 성과를 거뒀다.
통신망설계 전문회사인 LCC의 경우 다수 업체에 대한 기술자문에 나섬으로써 성과가 엇갈렸다.
하지만 당락을 불문하고 사업신청사들은 컨설팅사들을 공개하길 꺼리는 경향이 많다.사업전략이 유출될 것을 우려하기 때문으로 판단된다.
이로 인해 해당 자문사들도 정확한 언급을 삼가고 있는 상태다. 이번 결정과정에 참가해 좋은 결과를 얻지 못했던 한 컨설턴트는 『이런 식의 심사와 선정이라면 전문 컨설팅 자체가 무용지물』이라고 선정방식을 비판했다.사업계획서를 평가하는데 충분한 배려가 없었다는 주장이다.
그런 가운데서도 이번 통신사업자 선정은 국내 컨설팅업계의 노하우 축적과 전문가 양성에 크게 보탬이 됐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허의도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