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신역마을 열차소음으로 주민들 큰 불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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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전화도 제대로 못하고 굉음때문에 무더위에 창문도 열어놓지 못하고 삽니다.』 광주시광산구소촌동 신역마을 통장 김대호(金大鎬.42)씨는 밖에서 들려오는 열차소음을 이기려는듯 고함을 지르며 분통을 터뜨렸다.
2백50여가구 4백여명의 주민이 살고 있는 신역마을은 호남선.경전선등 3개 철도가 삼각형 모양으로 에워싼 전국 유일의 「철의 삼각주 마을」.
하루에 1백9번이나 열차소음과 싸워야 할 뿐 아니라 외부로 연결되는 건널목이 두군데밖에 없는 소위 「갇힌 마을」이다.
아침이면 출근하는 차들로 건널목이 막혀 몇십분씩 기다려야 한다.이런 악조건으로 요즘 광산구의 개발붐에도 불구,갈수록 영세촌으로 전락하고 있어 주민들의 불만이 크다.
신역마을이 철로와 악연을 맺게된 건 1914년 호남선 철도가마을옆을 통과하기 시작하면서부터.이어 22년에는 경전선 철도가개통되면서 송정리~광주간 철도구간이 마을 양면을 둘러싸버렸다.
그리고 이 마을의 기를 끊어놓은 최악의 사태는 69년 일어났다. 광주역 신역사의 청사 이전과 함께 개통된 서울~광주간 직통선이 이 마을을 삼각형철로 속으로 밀어넣고 만 것이다.
조창현(曺昌鉉)소촌동장은 『마을환경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철도정책이 오늘날 이런 상황을 만들었다』며 『방음벽 설치와 함께철길밑을 관통하는 도로를 설치하거나 이주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주장했다.한편 광주시는 92년 이 마을의 특 수한 상황을 고려,이곳을 관통하는 너비 35.길이 3천5백55의 도로건설계획을 수립했으나 그동안 재원조달 문제로 사업시행을 미루어왔다.
광주=이상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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