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세자, 채권자, 집없는 서민의 이익 모두 보호하겠다”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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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9호 34면

헨리 폴슨 미 재무장관이 7일 워싱턴에서 패니메이와 프레디맥의 부실을 해결하기 위한 구제책을 발표하고 있다. 워싱턴 AP=연합뉴스

지난 7월 의회는 재무부와 연방준비제도이사회ㆍ연방주택금융지원국(FHFA)에 공공기관형 사기업(GSEㆍGovernment sponsored enterprise)인 패니메이와 프레디맥의 부실 해결을 위해 새로운 권한을 부여했습니다. 그 뒤로 우리는 금융시장과 경영환경을 면밀히 주시하면서 두 기업의 재무상태를 이 잡듯 살펴봤습니다. 아울러 두 회사가 다양한 국면으로 전개될 시장상황을 견뎌낼 수 있는지 살펴보았습니다. 결국 우리는 행동을 취할 때가 됐다고 결심했습니다.

폴슨 美 재무장관 패니메이·프레디맥에 공적 자금 투입 발표하며

두 회사의 어려움이 시작된 이후 저는 3대 핵심 원칙을 명백히 밝혀 왔습니다. 금융시장을 안정시키고, 주택담보대출이 원활히 이뤄지도록 지원하며, 납세자들을 보호하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선 납세자의 단기 비용부담을 최소화해야 합니다. 정책담당자들은 GSE 회사들의 태생적 한계가 빚은 위험을 제거해야 합니다.

지난 한 달간 GSE 사태의 추이를 지켜보면서 저는 마음을 굳혔습니다. 정부가 지금 이 상태로 GSE의 주식을 단순 매입하는 구제책으로는 납세자들을 설득할 수 없습니다.

저는 패니메이와 프레디맥이 독특한 기관이라는 걸 확실히 해두고자 합니다. 그들은 주택담보대출 시장에서만 활동합니다. 그래서 다른 금융회사들보다 집값 하락에 더 크게 노출돼 있습니다.

그동안 저는 집값 하락이 미국 경제의 가장 큰 위험이라고 말했습니다. 경제성장을 방해하고 금융시장과 금융회사들을 혼란으로 몰아넣고 있습니다. 주택시장이 호전되지 않는 한 경제와 시장도 회복하지 못할 것입니다. 패니메이와 프레디맥은 주택 위기를 넘기는 데 핵심 고리입니다. 따라서 지금 두 회사의 최우선 임무는 담보대출 금융이 활성화되도록 능동적으로 일하는 것입니다.

재무부는 정부관리체제를 위해 세 가지 조치를 더 취합니다. 우선 재무부와 FHFA는 두 업체의 우선주를 매수합니다. 이는 GSE 채권자와 투자자들의 안전망으로 작동하고 신뢰를 되살려 금융시장을 안정시키고 담보대출을 활성화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재무부는 두 업체에 (세금으로 구제금융을 지원하는 대신) 배당 조건 등이 앞서는 선순위 우선주를 받아 납세자들을 보호하겠습니다.

이처럼 우선주 매입이 필요한 이유는 GSE를 둘러싼 규정이 애매모호한 상태에서 정부가 GSE 채권을 보증하는 것으로 인식됐기 때문입니다. 미국은 이런 모호함을 너무 오랫동안 방치했습니다. 그 결과 GSE 채권과 주택저당채권(MBS)은 위험이 없는 것으로 여겨졌고 미국과 세계 각국의 중앙은행ㆍ투자자들에게 팔려나갔습니다. 이런 모호함을 창출한 건 미국 정부입니다. 따라서 우리는 GSE 채권을 들고 있는 사람들이 위험에 처하지 않도록 책임져야 합니다.

재무부가 취하는 두 번째 조치는 패니메이와 프레디맥, 연방주택대출은행을 위한 새로운 신용 공여 기구를 설립하는 일입니다. 우선주 매입과 이 조치가 결합되면 두 GSE 업체들은 시장에서 보다 강력한 위치를 갖게 됩니다. 최후의 자금 방어선 역할을 맡을 새 기구는 지난 7월 의회가 승인한 임시기구가 없어지는 2009년 말까지 만들겠습니다.

끝으로 주택담보대출을 이용하는 수많은 미국인을 위해 재무부는 GSE의 MBS를 매입하는 한시적 프로그램을 발동합니다. 두 GSE 회사가 어려움을 겪으면서 담보대출금리가 올랐고 집을 사려는 사람들이 힘들어졌습니다. 따라서 GSE 업체들이 앞으로 15개월간 담보대출채권 매입을 늘리는 동안 정부도 보조를 맞추겠습니다.

지금까지 소개한 4단계 구제책은 시장과 납세자를 보호하는 가장 훌륭한 수단입니다. 저는 오늘 대책이 미국인과 그 가족들에게 무엇을 의미하는지 명백히 해두고 싶습니다.

패니메이와 프레디맥은 덩치가 아주 크고 금융시스템 안에서 복잡하게 얽혀 있기 때문에 어느 하나라도 문제가 생기면 미국과 각국 시장에 소용돌이를 일으킵니다. 그러면 가계가 직접 타격을 받습니다. 가계 예산, 주택 가격부터 대학 학자금과 은퇴준비 자금까지 말입니다. 경제성장과 일자리 창출도 마찬가지입니다. 오늘 우리가 구제책을 들고 나온 이유입니다.

두 GSE 회사는 의회의 인가를 받은 곳입니다. 그래서 주주 이익을 위해 일하면서 공익에도 봉사해야 하는 상충된 내부 한계를 해결하려면 의회도 나서야 합니다. 새 의회와 행정부는 주택시장에서 정부 역할은 뭔지, GSE 회사들은 무슨 일을 해야 할지 결정해야만 합니다. 제가 인식하기에 정부의 역할을 둘러싸고 의견 대립이 심합니다. 그러나 어떤 방법을 따르건 GSE 회사들이 가진 위험과 이해상충을 줄이는 길이 있을 것입니다. 이번 기회를 GSE의 구조적 문제를 다루는 기회로 삼지 않으면 우리는 큰 실수를 저지르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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