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일요일 일요일밤에" 출연자 괴롭히기 심해 비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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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6면

『출연자 괴롭히기와 사행심 조장이 심하다.』 MBC의 간판 코미디 프로그램 『일요일 일요일밤에』의 「한판승부」에 대한 비판의 소리가 높아지고 있다.이 코너는 대학생.스튜어디스 지망생등 일반인들의 참여로 이뤄진다.제작팀은 참여자가 지정하는 스포츠 스타를 초대,해당경기와 관련된 「한판승부」를 요구한다.스타가 이 관문을 통과하면 제작팀이 그를 지정한 참여자의 소원을 들어주는 방식이다.단 소원에는 방송에 한번 나가고 싶다는 무명가수,헝가리 여행을 하고 싶다는 헝가리어 전공 대학생의 경우처럼 설득력있는 「사연 」이 있어야 한다.
언뜻 재미있어 보이지만 이 코너에 대한 비난의 소리는 여러가지다.PC통신 천리안.하이텔등에는 비판으로 가득 찬 글들이 많이 올라와 있다.
『반복되는 「잠깐」이란 말에 짜증난 운동선수의 표정을 본다』『한판에 소원을 이뤄준다는 방식은 사행심 조장이다』『시청자로 하여금 짜증나게 하는 프로』『자신이 노력해 얻지 못한 꿈을 운과 요행,은퇴한 운동선수에게 의존해 이루려는 발상 자체가 황당하다』….
도박성에 대한 우려나 한사람의 소원을 가지고 장난친다는 말도있지만 가장 많은 것은 진행자의 『잠깐!』이라는 소리에 대한 비판. 스포츠 각 분야에서 명성을 날린 출연자지만 단 한번의 기회만 주어지는 관문은 고도의 긴장과 집중을 요구한다.이때 터져나오는 『잠깐!』이라는 말은 긴장을 풀어준다는 이유를 대고 있지만 3,4번 반복되는 같은 말은 출연자를 짜증나게 한다.실제 지난달 30일에는 배구선수 김세진이 화가 나 진행자를 밀치는 장면이 여과없이 방송되기도 했다.
이에 대해 한국여성단체협의회 매스컴 모니터회의 오혜란(吳惠蘭)간사는 『처음 볼때는 재미있었으나 똑같은 포맷의 반복이 식상감을 주고 시청자까지 짜증나게 한다』고 비판했다.
연세대 신문방송학과 강태영(康太榮)교수도 『운동선수들이 투기성 있는 코너에 동원되는 것은 잘못이며 더구나 프로그램에서 출연자를 괴롭히는 모습을 보고 즐기는 것은 더 큰 문제』라고 지적한다. 또한 고질적인 일본방송 베끼기도 비판의 대상.어느정도모방은 인정될 수 있겠지만 이 코너는 정도가 지나치다.일본 도쿄TV의 프로그램중 운동선수가 등장,관문을 통과하면 신청인이나회사의 희망을 들어주는 프로그램이 있다.배구선수가 등 장해 작은 구멍에 스파이크로 공을 집어넣는 장면은 「한판승부」의 포맷과 완전히 동일한 것으로 밝혀졌다.
장동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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