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위에 지친 수험생들 체질따른 한방처방 효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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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장원환(壯元丸)-과거시험을 준비하던 옛 선비들이 장원급제를 꿈꾸며 먹던 보약 이름이다.명나라때 의서(醫書)『만병회춘(萬病回春)』에는 「하루 천마디 말을 외우고 만권의 책을 가슴에 품을 수 있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돼있다.
공자대성침중단(孔子大聖枕中丹)-공자께서 기억력을 높이고 체력을 돋우기 위해 즐겨 들었다는 보약이다.물론 우리나라에서도 많은 유생이 복용했음직한 비방이다.
예나 지금이나 수험생을 둔 부모의 마음은 안타깝다.한여름 더위에 지친 심신을 추슬러 학업정진에 도움을 주는 방법은 없을까. 경희대 한방병원 학생건강클리닉의 김덕곤(金德坤)교수는 『수험생의 건강이상은 체력이 극도로 부족해지는 경우와 양기가 넘쳐오히려 머리가 혼탁해지는 경우로 나눌 수 있다』며 『체질과 증상에 따라 한약을 알맞게 복용할 것』을 권한다.
수험생에게 가장 많은 유형은 심계(心系)허약.심장은 정신을 주관하므로 심이 허약하면 머리는 총명해도 지구력이 떨어지고 신경질적이 된다.
다음은 비계(脾系)허약.체질적인 식욕부진및 편식,설사.변비등소화기계 질환이 많은 것이 특징이다.이밖에 청소년기에 학업을 방해하는 증상으로 감기가 잦고 기침.알레르기 비염등으로 고생하는 폐계허약,쉽게 피로하고 식욕부진,코피가 잘 나는 간계허약을들 수 있다.
〈표 참조〉 오는 15일 수험생클리닉 개설을 앞둔 광동한방병원 김성환(金珹煥)2내과장은 『사상체질에 따라 치료하는 것도 수험생의 학습효과를 높이는데 도움을 준다』고 말한다.
예컨대 태양.소양인등 양인(陽人)은 화와 열이 많아 이를 식히고 방광이나 신장의 기능을 높여주는 처방을,소음인은 몸이 차고 소화기능이 약해 이를 보완해 주는 보약,태음인은 땀을 많이배출시켜주는등 신진대사를 활발하게 도와주는 섭생 ,그리고 운동법을 처방해줘야 한다는 것.
잠실한의원 수험생클리닉의 김남주(金南柱)원장은 『과거 선비들이 애용하던 보약의 처방내용을 살펴보면 지금도 임상효과를 인정할 수 있는 것들이 상당수 있다』며 『이를 수험생 체질에 따라가감하는 것이 현대적인 처방』이라고 한다.대표적 처방으로는 공자대성침중단과 장원환을 비롯해 맹자가 건망증치료를 위해 들었다는 총명탕(聰明湯),주자의 이름을 딴 주자독서환(朱子讀書丸)을들 수 있다.
주자독서환은 명나라때 발간된 의학입문에 기록돼 있는 처방으로인삼.백복신등이 주재료.공자대성침중단은 거북껍질인 구판,원지등10여종을 쓰며 현삼과 용안육(龍眼肉)등으로 구성된 장원환은 선비들이 환약이나 가루약으로 상복했던 것으로 기록돼있다.
金교수는 『한의학적 치료는 부실해진 심신의 균형을 잡아주는데있다』며 『수험생에게 약을 권하기 전에 건강상태를 분석해 영양과 운동,적절한 수면등 종합적인 처방이 우선돼야 할 것』이라고말했다.
고종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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