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반환앞으로1년>3.新홍콩과 주변國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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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홍콩 반환 1년을 앞둔 인접국및 관계당사국들의 움직임은 한마디로 「정중동(靜中動)」이다.
중국과의 관계를 고려해 아직 뚜렷한 입장을 천명하지 않으면서도 다가올 새변화에 적응하기 위한 물밑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미국은 중국을 자극하지 않는다는 원칙아래 통상과 금융분야에 두루 관심을 보이고 있으며 일본은 홍콩을 대신할 상하이(上海)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싱가포르는 홍콩의 금융기능을 흡수해 명실상부한 세계굴지의 금융센터로 발돋움한다는 전략아 래 조심스럽게 움직이고 있다.중국의 움직임을 예의 주시하고 있는 대만은 비상시 대비책등을 마련하고 있다.
◇미국=아직은 부정적 평가를 자제한채 관망중이다.원칙적으로 홍콩 반환을 대(對)동아시아정책및 중국정책의 맥락 안에서 파악하고 있다.미국은 그러나 무엇보다 홍콩 반환이후 남중국해의 자유통행로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 확대를 우려하는 것 이 사실이다. 또한 대만에 대한 안보위협이 가중될 것이라는 점도 우려하고있다.미국은 또 홍콩 반환이 아시아지역 금융중심지의 이전을 촉발할 것으로 보고 이에대한 미국기업들의 관심을 촉구하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홍콩경제의 중국 편입에 따른 거대 화교경제권 탄생에 주목하고 있다.
◇일본=『올들어 일본기업의 홍콩에 대한 대형투자는 찾아볼 수없다.』 노무라(野村)종합연구소의 최근 보고서 내용이다.
일본은 홍콩이 중국에 반환될 경우 그동안 일본이 잡았던 아시아경제의 패권이 중국대륙으로 넘어갈 가능성을 경계하면서 일단 기업들의 과도한 홍콩 진출을 경계하고 있다.일본은 홍콩이 반환될 경우 싱가포르를 중심으로한 동남아권과 중국권이 확실하게 구별될 것으로 보고 있다.이에 따라 홍콩을 통한 우회진출 대신 중국대륙에 대한 직접진출이 불가피하다고 판단하고 있다.경단련(經團連)회장단이 지난4월 중국을 20여년만에 공식방문해 대륙진출의 기틀을 닦은 것도 이 때문이다.
◇싱가포르=「포스트 홍콩」의 새아시아권 금융센터를 노리고 있다.97년 이후에 대비해 세계굴지의 미국 증권사인 골드만 삭스가 이미 아시아본부를 홍콩에서 싱가포르로 옮기는등 조짐은 구체화되고 있다.
싱가포르는 또 중국 통치에 불안감을 느끼는 홍콩의 우수한 인력을 흡수하기 위한 정책을 펴고 있다.
싱가포르는 89년부터 5년 이상의 직장경험과 1만1천홍콩달러(약 1백10만원)이상의 월급을 받는 홍콩인들에게 이민허가를 내주고 있다.
이와함께 홍콩에 적극 진출,범(汎)아시아 화교조직을 구축하기위한 노력도 병행하고 있다.
◇대만=원칙적으로 홍콩에서 철수하지 않는다는 방침이다.중국과의 협의를 거쳐 중화여행사(비자발급기관)등 준(準)정부 성격의기구 9개를 상주시킨다는 계획을 세워두고 있다.그러나 중국과의관계악화에 대비해 홍콩에 진출한 약 3천개의 대만회사들에 싱가포르로 옮기도록 유도하고 있다.현재까지 2백여업체가 홍콩을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또 준정부기구들이 홍콩에 잔류하지 못할 경우 마카오로 이전할 것을 검토중이다.
워싱턴.도쿄.홍콩= 길정우.이철호.유상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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