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 관리’가 건강 첫걸음 … 발을 섬기세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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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지외반증=보통 ‘하이힐 병’으로 부른다. 앞이 좁고, 굽이 높은 하이힐이나 발가락을 꽉 죄는 구두를 신을 경우 발생하기 쉽다. 평발이나 선천적으로 관절이 유연한 사람, 가족 중 무지외반증 환자가 있다면 가능성은 더욱 커진다. 힘찬병원이 지난해 1월부터 2008년 4월까지 300례의 무지외반증 환자를 분석한 결과, 40대 43%, 50대 17%로 40, 50대가 전체 환자의 60%를 차지했다. 증상은 엄지발가락이 두번째 발가락 쪽으로 휘면서 뼈가 튀어나오는 것. 초기에는 편안한 신발, 깔창 등이 도움이 되지만 중년의 환자들은 뼈에 변형이 와서 수술이 최선의 방법이다.

▶치료=과거에는 튀어나온 뼈만 깎는 수술을 했다. 문제는 통증이 심하고 재발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 하지만 최근엔 엄지발가락 뼈와 인대를 일자로 잡아주는 절골술을 시행해 재발률이 크게 낮아졌다. 절골술은 튀어 나온 뼈를 정상 위치로 옮긴 뒤 핀을 이용해 굽은 쪽 반대방향으로 고정하는 방법이다. 수술시간은 30~40분 정도로 짧고, 부분 마취로 수술하기 때문에 회복시간도 빨라졌다. 3일이면 퇴원하고, 수술 3일 뒤부터 특수신발을 신고 걷는다. 2~3개월 지나면 평소 신던 신발을 신을 수 있다.

◆족저근막염=발바닥엔 걸을 때 발에 걸리는 충격을 스프링처럼 흡수하는 단단한 막이 있다. 족저근막염은 이 근막에 염증이 생겨 통증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주로 족저근막 중 발뒤꿈치 뼈에 붙어있는 부위에 지속적인 충격이 가해질 때 많이 발생한다. 전체 인구의 약 10%에서 발생할 정도로 흔하며, 달리기가 대중화하면서 급증하고 있다.

비만인 경우에는 운동량이 많지 않아도 과체중으로 발병한다. 또 발바닥 근육의 유연성이 떨어지는 중년기의 퇴행성 변화로도 생긴다. 평소 운동을 하지 않던 중년 여성들이 갑자기 무리한 걷기나 운동을 시작할 때도 발생한다.

초기에는 휴식을 취하거나, 편하고 부드러운 신발로 교환한다. 발바닥과 장딴지의 스트레칭도 도움이 된다.

▶치료= 증상이 만성화돼 보행장애가 올 만큼 통증이 심하면 체외충격파 시술이나 족저근막 절개술을 받아야 한다. 두꺼워지고 손상된 족저근막을 절개하는 방법이다. 요즘엔 수술보다 체외충격파를 이용한 비수술 치료를 권한다. 염증이 생긴 부위에 충격파를 가해 혈류량을 증가시키고, 신경세포를 자극해 통증을 완화시킨다.

시술시간은 15~20분 정도. 2~3회 받는다. 힘찬병원이 지난해 4월부터 올 4월까지 체외충격파 시술을 받은 족저근막염 환자 782명을 조사한 결과, 81%에서 증상이 호전됐다.

◆아킬레스건염=아킬레스건은 발뒤꿈치에 붙어 있는 단단한 힘줄. 이곳에 염증이 생긴 것이 아킬레스건염이다. 농구나 축구처럼 발끝에 힘이 많이 들어가거나 점프동작이 잦은 운동, 장시간 달리기를 할 때 발생한다. 평소 운동량이 적은 상태에서 갑작스럽게 운동을 하거나 딱딱한 바닥에서 운동할 때도 나타난다. 염증으로 발뒤꿈치 혈액순환이 원활히 진행되지 못해 죽은 세포가 순환되지 않고 힘줄에 박혀 있다가 아킬레스건이 파열되기도 한다. 이때는 얼음찜질을 먼저 하고, 증상이 완화되면 온열찜질로 혈액순환을 촉진시킨다.

▶치료=아킬레스건염으로 걷기가 어려울 경우 발뒤꿈치를 감싸 주는 보조기(깔창)를 사용한다. 발에 무리를 주지 않고 휴식을 취하면 1∼2주 뒤 회복된다. 소염제를 이용한 약물치료도 도움이 된다. 스테로이드 주사제는 아킬레스건이 파열될 위험이 있기 때문에 사용하지 않는다. 아킬레스건염이 습관적으로 재발하면 아킬레스건 일부를 잘라 주는 수술을 한다. 하지만 수술 후 일정기간 목발을 이용하는 등 생활에 불편이 따른다. 이 때문에 스포츠선수를 제외하고는 보통 체외충격파 치료를 한다.

고종관 기자

◆도움말 : 부평 힘찬병원 족부클리닉 서동현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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