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원인모를 집단설사병 비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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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일본 열도에 병원성 대장균인 「O-157」에 의한 집단 식중독 비상이 걸려 저항력이 약한 유아와 노인등 희생자가 속출하고있다. 일본 후생성은 지난 21일 현재 1천4백38명이 이 균에 감염돼 발병했으며 이중 초등학생 3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다른 대장균과 달리 「베로」라는 독소를 만들어내는 이 균에 감염돼 발병하면 복통.혈변(血便)등 이질과 비슷한 증세를 보이다 심할 경우 피가 멎지 않아 목숨을 잃게 된다.
이 균은 82년 미국에서 처음 발견됐으며 당시 감염원은 햄버거였다.일본에서는 84년 처음 확인된 이래 지금까지 7명의 사망자가 생겼다.
O-157균에 의한 식중독이 무서운 것은 역학조사 결과 전염성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지만 아직도 정확한 발병 원인을 모르기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발병 원인이 되는 식품이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으나 동시다발적으로 발병하는데다 감염 이후 잠복기간이 길어 추적에 애를 먹고 있다.
다만 미국에서는 소가 숙주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일본의 소들도일부 이 균에 감염된 것으로 밝혀져 일단 소에 「혐의」를 두고있는 정도다.O-157균이 급속히 번지면서 일본 각 지방자치단체는 자구책 마련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집단 발병이 시작된 오카야마(岡山)현에서는 110 긴급 전화를 설치,발병 환자에 대응하고 있다.
기후(岐阜)현은 학교의 교내 식수원은 물론 주변 토양까지 조사하고 있다.
도쿄=이철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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