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9일 국민과의 대화 ‘추석의 추억’은 잊어라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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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8호 17면

이번 주 최대 관심사는 9일 밤 TV로 생중계될 이명박 대통령의 ‘국민과의 대화’다. 추석 연휴를 나흘 앞두고 이뤄지는 이날 자리는 촛불정국을 거치며 단절되다시피 했던 이 대통령과 국민 간의 대화 통로가 새롭게 마련될 수 있을지를 점쳐 보는 좋은 시금석이 될 전망이다.

이 대통령이 최근 중점을 두고 챙기는 것은 크게 두 가지다. 강력한 정책 드라이브를 통한 정국 주도권 쥐기와 지지도 회복이란 두 마리 토끼몰이가 그것이다. 이 대통령은 ‘소통’이란 매개체를 통해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두려 하고 있다. 이미 대선 때 자신을 지지했던 뉴라이트전국연합 회원들까지 청와대로 초청해 만찬을 함께하며 내부 단속을 마쳤다. 그 여세를 몰아 ‘국민’과의 대화를 통해 소통의 정치를 마무리하려 하고 있다.

시점이 추석 직전이라는 데 주목하는 이들도 많다. 2년 전 추석 직후 대선후보 지지도 1위에 오른 이 대통령은 이후 줄곧 선두를 지키며 마침내 대선 승리를 일궈냈다. 촛불집회로 휘청거렸던 청와대와 내각을 추스르고 새 출발하려는 이 대통령에게 ‘추석의 추억’은 남다른 의미와 감회로 다가갈 것이다.

상황은 녹록하지 않다. 감세·부동산 정책 등을 잇따라 내놓으며 정국 주도권은 어느 정도 잡아가는 모습이지만 불안과 우려의 시각은 여전하다. 올림픽 효과로 한때 35.2%까지 올랐던 지지도는 지난주 27.5%로 다시 떨어졌다(리얼미터 3일 조사). 불교계 탄압과 어청수 경찰청장 경질 논란이 불거지면서 올림픽에서 표출된 사회통합의 기운을 살려 가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이 대통령의 ‘불도저 프렌들리’에 대한 불안감도 상존한다. 국민들은 2004년 총선 직후 열린우리당이 이념 논란이 거셌던 법안들을 매몰차게 밀어붙였을 때의 피로감을 똑똑히 기억하고 있다. 지금 청와대와 한나라당이 “정기국회에서 ‘좌편향적’ 법안들을 모조리 뜯어고치겠다”고 나서는 것도 4년 전과 별반 다를 게 없다. 그저 조급할 뿐이다. 조금 늦더라도 차근차근 국민적 합의를 이루면서 국정을 이끌어가길 바라는 데도 말이다.

9일 행사는 그런 의미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이 대통령은 ‘추석의 추억’이 가져다 주는 달콤함을 떠올리겠지만 김윤옥 여사 말마따나 “지지도는 숫자일 뿐”이다. 눈앞의 지지도에 연연하지 않고 진정으로 국민 마음속에 다가가려는 모습이 절실한 때다. 방법은 간단하다. 말을 최대한 적게 하면 된다. 이틀 뒤 이 대통령이 얼마나 국민의 말을 잘 귀담아듣는지 지켜볼 일이다.



▶이번 주
●8일 국회 15개 상임위별 전체회의 ●10~11일 국회 예결특위 추경심사소위 ●10일 국회 정보위 전체회의 ●11일 국회 본회의, 추경예산 등 처리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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