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피플>러시아 대통령1차선거 돌풍 레베드 후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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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알렉산드르 레베드(46)가 러시아 대선의 「킹 메이커」가 될전망이다.
퇴역 장성(육군 소장)인 레베드는 16일 1차 선거 결과 14.71%의 지지(98% 개표)를 얻어 보리스 옐친 대통령,겐나디 주가노프 공산당수에 이어 확고한 3위로 떠올랐다.
당초 그는 10% 정도의 지지를 얻을 것으로 예상됐다.
과반수를 못 얻은 1,2위로 둘이서 다시 결선 투표를 치러야하는 옐친.주가노프 양 진영은 모두 17일 개표가 다 끝나기도전에 레베드와의 연합을 선언했다.
그는 이에 대해 『러시아는 전진해야 한다』고만 말하고 확답을하지 않았지만 결국 옐친과 연합하리라는 것이 러시아 정가의 분석이다. 옐친과의 인연도 그렇지만 그의 개혁 성향 때문.그는 대선 과정에서 줄곧 『개혁에 공짜란 없다.여러분이 공짜를 원한다면 나는 쥐덫 속의 치즈를 약속할 수밖에 없다』고 호소했다.
그는 툴스크 공수사단장 시절인 91년 8월 공산당 보수파의 쿠데타를 막았다.당시 『의사당을 지키는 옐친을 공격하라』는 드미트리 야조프 원수의 공격 명령을 무시했던 것이다.옐친은 집권후 그를 몰도바 주둔군 사령관에 임명했고 그는 몰도바 내전을 무난하게 처리,「강력한 지도자」라는 명성을 얻었다.
철공 노동자의 아들로 태어난 그는 아프가니스탄 전쟁으로 두 번이나 영웅 훈장을 받았지만 청렴하기로 유명하다.장군이라면 으레 갖고 있는 다차(별장)나 외제승용차도 없다.
그는 체첸에 대한 무력 진압을 반대,옐친과 불화를 겪었고 급기야 지난해 봄 군복을 벗은 뒤 정계에 뛰어들었다.
따라서 그가 옐친과 연합하더라도 국방.대외정책 등에서 옐친과의 의견충돌을 극복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최상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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