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피플>독일 '티베트 국제회의' 참석 달라이 라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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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중국 정부는 티베트 민족의 종교와 문화를 말살하려 하고 있다.』 지난 15일부터 사흘동안 독일 본에서 열리고 있는 제2차 티베트 국제회의에 참석중인 라마교의 지도자 달라이 라마(61)는 중국 정부의 티베트 탄압을 강경하게 비난하고 나섰다.
이 회의에는 각국의 망명 지도자 2백60여명이 참석,3백만 티베트인들의 진로를 논의중이다.
중국이 51년 티베트 영토를 강제 편입한뒤 59년 반중국 무장봉기에 실패한 달라이 라마는 인도 북부에 망명정부를 수립해 놓고 37년동안 중국 정부와 맞서 왔다.간디 식(式)의 비폭력저항운동을 높게 평가받아 89년 노벨 평화상을 수상했다.
중국은 이번 회의를 공동 주관한 독일의 「프리드리히 나우만 기금」의 베이징(北京)사무소를 폐쇄하는등 독일과 외교적 마찰을빚고 있다.하지만 중국은 달라이 라마의 참석을 더욱 못마땅해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달라이 라마는 지난해 9월에도 미국을 방문,빌 클린턴 대통령을 비공식적으로 만나 미.중 관계를 꼬이게 했다.
중국 정부에 티베트만큼 골치 아픈 지역은 없다.시창(西藏)티베트 자치구의 분리독립 움직임을 봉쇄하기 위해 모든 사찰.가정에서 달라이 라마의 사진을 떼도록 조치했다.지난해에는 국내외 비난을 무릅쓰고 기아인케인 노르부(7)를 제11대 판첸 라마로즉위시켰다.
그러나 달라이 라마는 지난달 북구(北歐)3개국 방문때 『언제든 중국과 회담을 가질 태세가 돼 있다』며 『지금 원하는 것은티베트의 자치에 관해 합의에 도달하는 것』이라고 밝히는등 유화적 태도를 보인 바 있다.
평행선을 달리고 있는 달라이 라마와 중국 정부가 앞으로 어떻게 화해분위기를 조성해 나갈지 국제적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양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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