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유럽.일본,중국시장 신경전 치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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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중국을 둘러싼 미국과 유럽.일본의 신경전이 치열하다.유럽.일본은 미국과 중국이 지적 재산권 문제 등으로 갈등을 빚자 그 틈새를 적극적으로 파고 들고 있고 미국은 그에 대해 불쾌한 감정을 서슴없이 표출하고 있다.
그런 가운데 중국은 다분히 의도적으로 유럽.일본에 접근하는 인상을 풍기면서 미국의 조바심을 자극하는등 특유의 「실리 챙기기」작전을 구사하고 있다.
위스턴 로드 미 국무부 동아태담당 차관보는 12일 하원 재정소위에 출석,『우리가 중국에 무역규범을 준수하고 무기확산을 중지하도록 몰아붙이는 동안 유럽과 일본은 우리의 옷자락을 잡고 우리의(중국과의)계약을 야금야금 먹어치우고 있다』 고 말했다.
미 국무부 고위관리가 우방을 이처럼 강력히 성토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로드차관보의 이날 발언은 리펑(李鵬)중국 총리가 『미국이 중국에 대한 강압적인 태도를 버리지 않으면 앞으로 유럽 기업등 비(非)미국계 기업들과 사업하겠다』고 말한지 하루만에 나온 것이다. 로드차관보를 비롯한 미 행정부 관리들은 그동안 사견임을전제,『유럽과 일본이 중국편을 드는등 미.중 양국의 긴장을 이용한 잇속 챙기기에 여념없다』고 불평해 왔다.또 『중국의 음반.비디오 불법복제 행위로 미국 제품이 피해를 보는 동 안 일본.독일 제품 등은 큰 이득을 봤다』고 말해 왔다.
그런 가운데 유럽.일본 기업들이 미국 행정부를 상대로 대중(對中)강경노선을 취하도록 로비해 왔다는 설까지 유포돼 미국 당국은 더욱 자극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로드차관보의 발언은 유럽.일본.중국에 대한 불만토로가아닌 일종의 경고로 풀이된다.
뉴욕=김동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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