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EC 개최지 결정 명암…부산 환호 "국제 도시로 거듭 날 기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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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부산이 내년 11월 열릴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개최지로 확정되자 지역의 민.관.산업계는 일제히 "장기 불황의 늪에서 벗어나 국제도시로 거듭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며 환영했다. 부산시는 이번 대회 유치가 경제적으로 2369억원의 직접효과와 28조3000억원의 간접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오거돈 부산시장 권한대행은 "이제 부산시가 세계도시로 발전할 1차 관문을 통과했다"며 "2002 아시안게임과 월드컵 대회 성공적 개최 경험을 살려 APEC 총회도 훌륭하게 치러 부산의 위상을 '업그레이드'하는 계기로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시는 이날 오후 5시30분쯤 시청 1층 현관에서 APEC 총회 부산 유치 범시민추진위원들과 시청 직원 등 3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유치 축하 시루떡 자르기 행사를 열었다. APEC 부산유치 범시민추진위원회 김희로 공동대표는 "APEC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시민들의 적극적인 협력을 이끌어낼 수 있도록 시민 캠페인을 전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시민 최철수(45.자영업)씨는 "그동안 월드컵과 부산 아시안게임 등 굵직굵직한 국제대회를 여러 차례 개최하고도 정작 부산은 이를 지역발전으로 연결시키지 못했다"며 "이번에야말로 전 시민이 힘을 모아 명실상부한 지역발전의 발판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부산에 밀려 APEC 회의 유치에 실패한 제주도는 크게 반발하고 있다.

APEC 정상회의 제주 유치 범도민운동본부(상임대표 강영석)는 이날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APEC 회의 개최지 결정과 관련, 정부.선정위원회의 명확한 기준 해명이 없는 한 각료회의 등 APEC 회의와 연관된 일체 행사의 제주 개최를 거부하는 것은 물론 향후 휴양차 제주를 찾는 국빈 방문도 정중히 거절한다"고 밝혔다.

우근민(禹瑾敏)제주도지사도 이날 "누구나 인정하는 객관적 우위에도 불구하고 '눈에 보이지 않는 힘'으로 회의 개최지를 빼앗겨 아쉽고 안타깝다"고 말했다.

부산=허상천 기자, 제주=양성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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