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창단 첫 10연승 … 부산이 달아올랐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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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부산 사직구장이 다시 들썩이고 있다. 31일 사직구장에는 3만 명의 관중이 입장해 이틀 연속 만원 관중을 기록했다. 이날까지 롯데의 홈경기에는 113만여 명의 관중이 찾아왔다. 경기당 평균 2만1797명이다. [부산=연합뉴스]

부산 사직구장이 또다시 들썩이고 있다. 부산이 홈인 롯데 자이언츠가 연전연승의 신바람을 내며 선두권으로 치닫고 있기 때문이다. 롯데는 31일 사직에서 열린 삼성과의 경기에서 7-5로 승리했다. 이날 승리로 롯데는 팀 창단 후 최다인 10연승 가도를 질주했다. 전날 롯데의 9연승은 1992년 6월에 이어 무려 16년 만의 일이다. 이로써 롯데는 2위 두산에 한 게임 차로 따라붙었다. ‘야구에 살고 야구에 죽는다’(野生野死)는 부산 팬들의 열기로 사직구장은 후끈 달아올랐다. 롯데는 3-5로 지고 있던 8회 무사 1, 3루에서 이대호의 적시타와 가르시아의 역전 2루타가 연이어 폭발하며 승부를 뒤집었다. 강민호의 적시타까지 이어지며 7-5로 역전승했다.

◆다시 들썩이는 사직구장=베이징 올림픽 금메달과 롯데의 상승세로 인해 사직구장은 연일 만원관중이 들어차고 있다. 롯데-삼성의 3연전이 펼쳐진 사직구장은 8월 30, 31일 이틀간 전 좌석 매진을 기록하는 문전성시를 이루었다. 31일 선발 손민한의 일구 일구에 함성과 탄식이 이어졌고, 초반 내야진의 잇따른 실책으로 롯데가 점수를 내주자 아쉬움의 한숨 소리가 사직구장을 뒤덮었다. 그러다 이대호·가르시아가 타석에 들어설 때면 거의 모든 관중이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선수들의 이름을 연호했다. 사직구장 내 롯데 용품 판매장은 지난달 30일 하루 동안 4000만원어치의 물품이 팔려 나가는 진기록을 세웠다.

롯데의 상승세는 앞으로도 지속될 전망이다. 부산 팬들은 올 시즌 롯데의 플레이오프 진출(4강)을 낙관하고 있다. 롯데는 후반기 6승 중 5승을 선발투수가 챙길 정도로 안정된 선발진을 구축하고 있다. 고질병이던 뒷문 불안은 멕시코 국가대표 출신 새 외국인 선수 데이비드 코르테스(35)가 거의 해소했다. 이날 삼성전에서도 코르테스는 마지막 1과 3분의 1이닝을 퍼펙트로 막아 한국 무대 첫 승까지 챙겼다.

타선도 화끈하게 불이 붙었다. 베이징 올림픽 홈런왕 이대호의 타격감이 여전히 상승세고, 외국인 선수 카림 가르시아의 거포 본능도 연일 꿈틀댄다. 이들을 중심으로 한 타선이 전체적으로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는 점이 연승 비결이다. 이런 토양 위에 한국 야구가 베이징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획득, 부산 팬들의 야구 욕구에 기름을 부은 셈이 됐다.

◆사직으로 사직으로=사직구장은 31일 삼성전 매진으로 올 시즌 16번째 매진 기록을 세웠다. 전날 15번째 매진으로 지난 95년 역대 최다인 14차례 기록을 깬 뒤 하루 만에 새 기록을 세운 것이다. 롯데는 사직 홈경기를 11경기나 남겨 놓고 있어 기록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특히 2일 사직 LG전은 한국야구위원회(KBO)가 2008 베이징 올림픽 야구 금메달을 계기로 제정되는 ‘야구의 날’을 기념해 무료 입장 행사까지 예정돼 있다. 평일이지만 만원관중을 예상케 한다. 이러한 매진 사례에 힘입어 롯데는 역대 한 시즌 최다 관중 기록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31일 현재 롯데는 홈 관중 113만3432명을 기록하고 있어 지난 95년 LG가 세운 126만4762명까지 13만1330명이 남아 있다. 올 시즌 롯데 홈 경기 평균 관중이 2만1796명임을 감안하면 산술적으로 앞으로 7경기면 신기록을 세우게 된다. 치열한 순위 싸움이 시즌 막판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돼 130만 관중 돌파도 기대해 볼 만하다. 로이스터 감독은 “부산 시민은 대단한 야구팬이다. 이들에게 좋은 야구를 보여줄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직=허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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