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노프,유권자 안심시키기 진땀-러시아 대통령선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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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유권자들을 안심시켜라.그렇지 못할 경우엔 승리를 장담할 수없다.』 러시아 대선(16일)을 8일 앞두고 극동지역 선원.어부들과 해외에 파견된 군인.외교관들의 부재자 투표가 실시된 가운데 겐나디 주가노프 공산당 당수 진영에 비상이 걸렸다.보리스옐친측이 공산당 집권을 저지하기 위해 유권자들을 상대로 구사하고 있는 협박성 매터도 작전이 유권자들에게 먹히고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옐친 선거캠프의 핵심인사들은 지난 3월중순부터 기회있을 때마다 『공산당이 집권하면 내전이 발발할 것이며 그동안 애써 모은사유재산도 몰수될 것』이라는 말을 흘리고 있다.이에 대해 공산당 캠프는 『내전 운운하는 것은 국민에 대한 협 박』이라며 대수롭지 않게 대응했다.그러나 이것이 의외로 반공 심리를 유발하자 유권자를 안심시키기 위한 비상조치에 들어갔다.시인이자 대중이미지가 좋은 아나톨리 루키야노프 옛소련 최고회의 의장등이 『공산당은 사유화 과정에서 불법적으로 부(富)를 축적한 것만 문제삼을 것』이라고 반공 정서를 진화(鎭火)하고 나섰다.
6일엔 주가노프가 직접 『공산당이 집권해도 사유재산을 몰수하지 않고 모든 형태의 자산과 경영의 존재를 확실히 보장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번 선거는 언론의 편파보도 등으로 볼 때 자유선거가 아니다』며 『이번 선거가 부당하다고 생각될 경우 지지자들이 시위에 나설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한편 선거전 종반을 맞아 유리 루즈코프 현 모스크바 시장의 러닝메이트로 부시장에 출마한 발레리 산체프 후보가 7일 자택 앞에서 사제폭탄이 터져 중상을 입어 정가를 긴장시키고 있다.
모스크바=안성규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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