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통신시장개방 눈앞 유럽업계 명암 엇갈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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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항공.통신시장 개방을 코앞에 둔 유럽 각국 관련업계의 표정에희비가 엇갈리고 있다.무제한 완전경쟁의 소용돌이 속에서 이미 기업체질 개선에 성공한 기업과 그렇지 못한 기업 사이에 부익부빈익빈 현상이 더욱 심화될 것이 뻔하기 때문 이다.
대체로 독일.영국 기업들이 개방을 느긋하게 기다리는 입장이고군살이 여전히 많은 프랑스.이탈리아 기업들은 뒤늦게 감량을 통한 경영합리화를 서두르지만 노조의 반발 등으로 여의치 못하다.
◇항공=내년4월 유럽항공시장이 완전자율화되면 유럽연합(EU)의 항공사는 지역내 타국의 국내노선에도 취항할 수 있게 된다.
순익을 내고 있는 BA(영국).KLM(네덜란드).루프트한자(독일)등은 다른 나라 시장까지 침투함으로써 이익이 더욱 늘 것으로 기대한다.
반면 만성적자를 면치 못하는 에어 프랑스(프랑스).알리탈리아(이탈리아).이베리아(스페인)등은 경영난이 가중될 것으로 전망된다. 8년 연속적자인 알리탈리아는 올해 1.4분기에도 2천7백29억리라(약1천3백60억원)의 순손실을 내 자본잠식 상태에접어들었다.에어 프랑스도 같은 기간 12억프랑(약1천8백억원)의 영업적자를 냈다.이 두 회사 모두 인원.경비감축 추진이 조종사.승무원 노조의 강력한 반발로 지지부진하다는 공통과제를 안고 있다.
◇통신=98년 자율화되는 통신분야는 역시 노조의 입김에 따라각국의 민영화 진도가 뚜렷한 격차를 보인다.일찌감치 민영화된 브리티시 텔레콤(BT)은 성공적 구조조정을 거쳐 이 분야 선두주자 대열에 끼었다.
오는 11월 주식공모를 통해 민영화될 도이체 텔레콤 역시 2000년까지 3만명의 인원감축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반면 내년으로 예정된 프랑스 텔레콤의 민영화계획은 노조의 강한 반발에 멈칫한 상태다.이탈리아 국영통신회사 STET의 연내정부주식매각 계획도 정정(政情)불안으로 미뤄질 공산이 크다.
이상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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