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예찾기 나선 육군첩보부대 전우회원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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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많은 전우들이 꽃다운 나이에 조국을 지키다 스러져갔건만 왜우리에겐 위령탑 하나 안세워주는 겁니까.』 6.25당시 세상에알려지지 않은채 혁혁한 공훈을 세웠던 육군첩보부대 제1교육대(HID)전우회장 박부서(朴富緖.63.서울강남구논현동)씨는 감정이 끓어오르는듯 대뜸 언성부터 높였다.
朴씨등이 몸담았던 육군첩보부대는 6.25당시 북한 내륙에 침투,유격활동을 감행하던 비정규 게릴라부대.갓 입대한 월남 독신자들을 뽑아 조직한 이 부대는 당시 구월산등 황해도 일대는 물론 평안북도 내륙까지 들어가 중요시설물에 대한 폭 파와 적 진지 공격 임무를 맡았다.
3백53명의 부대원중 생존자는 고작 50여명.동지끼리 전우회를 만들었으나 30명 정도가 가끔 모여 울분을 토하는게 고작이다. 『우린 대한민국 군인이 아니었습니까.왜 우리는 전사해도 국립묘지자리 하나 없고 보상은 커녕 명예회복조차 안되는 겁니까.』 적에게 생포되면 자결한다는 원칙에 따라 상이용사는 없다.
계급.군번이 없던 부대이기에 국가유공자에 대한 혜택은 기대조차할 수 없고 국립묘지에 안장된 사람도 없다.
『우리가 원하는 것은 물질적 보상이 아닙니다.계급과 군번을 생각지 않고 나라를 지키는데 목숨바친 전우들을 위해 위령탑을 건립하고 명예회복시켜주는 것은 전사(戰史)를 바로잡는 일 아닙니까.』 88년부터 국가보훈처.육군본부등 관계부처에 탄원서를 보내 명예회복 운동을 펼치고 있는 朴씨는 『그때마다 증빙서류가없다는 이유로 이렇다할 확답을 얻지 못했다』며 가슴아파했다.
정제원.이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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