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개혁1년><좌담>7.끝.방향찾기한해 멀지만 차근차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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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기대와 비판이 엇갈리며 추진돼온 교육개혁 1년.그러나 우리 교육의 틀을 바꾸려는 야심찬 개혁작업은 앞으로도 현명하고 신중하게 한 걸음 한 걸음 내디디며 먼길을 가야 한다.교육개혁 1년을 되돌아보며 앞으로의 과제를 점검하는 전문가 좌담을 마련했다. [편집자註] ▶김동성 실장=지난 1년간의 교육개혁 추진은아래로부터의 개혁,즉 풀뿌리 민주주의 전략을 꾀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정부 역할은 재정확보.규제철폐.갈등조정 등으로 최소화하고,교육개혁위는 각급 학교별로 필요한 이상적인 교육모델을 개발 하고,현장의 각 교육기관들이 자발적으로 실천해 나가도록 했습니다.각 단위가 발전되면 그 총화가 국가발전을 이룬다는 차원이지요.그러나 광범위하게 추진되다 보니 실천 내용이 나오기도 전에 각론의 준비단계에서 불안하기 때문에 나온 비판들 이 많았던 것같습니다.앞으로 그런 비판들을 겸허히 받아들여 건설적으로반영시켜 나갈 것입니다.
▶김신일 교수=아직은 학교 현장의 교장.교사가 자율적으로 실천할 수 있는 여건 마련이 미비하다고 봅니다.자율에는 책임소재의 문제가 있으므로 각 단위의 책임과 권한에 대해 명확히 설계된 방법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김종연 교사=현장에선 교육개혁에 의사들은 많은데 막상 간호사들은 없어 수술이 안되는 상황처럼 느끼고 있습니다.실무계획을차질없도록 준비하는 과정에 필요한 교사들의 참여나 도움이 접목이 안돼 아쉽습니다.또 현장에서 교육개혁에 대한 이해의 결여,의견 합의와 도출을 위한 토의나 의사소통 통로도 없었다는 것을지적할 수 있습니다.
▶오성숙 회장=학부모들 입장에선 아무래도 성급하게 성과를 찾는 것같습니다.물론 국어.영어.수학 중심 본고사 폐지나 종합생활기록부에서 총점석차를 없앤 것만으로도 긍정적인 부분이 있습니다.그러나 학교나 가정에서는 보충수업.자율학습과 학원과외등 사교육비 지출이나 학생들의 입시 고충은 전혀 줄지 않았습니다.게다가 종합생활기록부는 학부모들에게 막연한 불안감까지 안겨주고 있습니다.
▶김동=종합생활기록부를 전국민에게 충분히 이해시키지 못한 것에 대해서는 담당자로서 책임을 느낍니다.종합생활기록부는 봉사활동.특별활동등 비교과에 점수를 주고 총점 위주의 서열화를 깸으로써 대학입시 문제를 하나씩 풀어나가 중등교육 정 상화를 유도하려는 취지로 추진되는 것입니다.그 근간에는 교사와 학교에 대한 믿음이 있어야만 됩니다.
▶김신=학부모들이 종합생활기록부 도입을 입시 부담의 경감과 관련지어서만 평가해서는 안될 것같습니다.대입 정원을 완전히 개방하지 않는한 어떤 입시방안도 학생들의 대학입학 경쟁 부담을 없애지 못할 것입니다.종합생활기록부의 의의는 이제 까지 고교.
대학.학생.학부모들이 서로 못믿는다는 우리 사회의 총체적 불신풍조를 도덕성 회복운동과 같이 신뢰의식으로 방향 전환하려는데 있기도 합니다.
▶김종=현장교사로서 종합생활기록부의 신뢰 구축을 위해서는 학부모 계도가 많이 필요하다고 봅니다.학부모 계도는 교육개혁보다더 어려우나 꼭 필요합니다.특히 학부모들의 요청은 고교에서 변함없이 방과후 보충.야간학습을 지속시키고 있습니 다.교사들은 하루 열 대여섯시간을 혹사당하고 교과를 연구할 시간도 없습니다.이런 상황에서 인성.창의성.개성교육은 반대로 가고 있습니다.
▶김동=사실 고교에서 방과후 교과활동을 활성화하는데 걸림돌이되는 보충수업을 금지시켜 보려 했으나 현재로선 어려움이 있습니다.어쩔 수 없이 방과후 교육활동 안에 다른 예.체능 취미과목들과 함께 국.영.수등 보충수업과목을 넣어 학생 수를 분산시키며 점진적으로 완화해 가려고 방향을 잡고 있습니다.이런 추세로진행된다면 내년께엔 고교에서도 보충수업제도가 소멸되고 방과후 특별활동이 자리잡아 나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김신=이제까지 우리 교육에서 학생들은 고통스러웠으나 교육관련 집단은 그렇지 않았습니다.교육개혁 추진 2년차를 맞이하며 이제 각 집단은 개혁에 성공하기 위해 뭘 부담해야 하는지 개혁목표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고 응분의 책임을 져 나가야 할 것입니다. ▶김종=제2차연도 추진과정에는 학교급별.지역별로 현장실무가 모임을 정식화해 참여시키는 것도 필요할 것같습니다.또 교원들 스스로 전문성을 기르기 위해 교육을 논하고 고민을 나누는 순수한 교원 전문직 단체가 필요합니다.만약 교원단체 들이 권익을 옹호받고 선의의 경쟁을 하도록 법적 보장을 받는다면 교육개혁은 훨씬 빨라질 것입니다.
▶오성=교육개혁이 되려면 학부모와 교사가 달라져야 합니다.교육부는 학부모의 자발적 참여와 교사들의 자율적 자기 정화운동이유도될 수 있도록 필요한 여건을 적극 지원해 줘야 할 것입니다. ▶김동=제2기 교개위의 과제는 교육개혁의 현장 착근입니다.어려움이 따르더라도 헤쳐나가야 결실을 볼 수 있습니다.21세기를 대비해 교육개혁이 범국민운동으로 승화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김동성(교육부 교육정책실장) ▶김신일(서울대 교수.교육개혁위 위원) ▶김종연(청량고 교사) ▶오성숙(참교육학부모회장.교육개혁위 위원) ▶진행=강양원 본지 교육전문기자 ①학부모 여론조사 ②입시제도 ③능력.적성교육 ④학교운영위 ⑤대학개혁 ⑥교직사회 변화 ⑦전문가 좌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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