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월드컵 아벨란제 공동개최 결심 사마란치가 막후활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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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7면

2002년 월드컵이 한.일 공동개최로 결정되기까지에는 후안 안토니오 사마란치 국제올림픽위원회(IOC)위원장이 막후에서 활약했음이 뒤늦게 알려졌다.
취리히 국제축구연맹(FIFA)집행위원회에 다녀온 한 관계자에따르면 집행위원들을 개인적으로 만나 일본 단독개최를 눈물(?)로 호소하기까지 했던 주앙 아벨란제 FIFA회장이 심경의 변화를 일으킨 것은 지난달 27일께.당초 예정보다 이틀 먼저 취리히에 도착한 아벨란제회장은 이미 입국한 FIFA집행위원들을 상대로 표를 점검했으나 많은 집행위원이 유럽축구연맹(UEFA)이제안한 공동개최를 받아들이는 입장을 표명한데다 아프리카축구연맹(CAF)도 동조하는 기미를 알았 기 때문이다.
아벨란제 회장은 사마란치 위원장을 찾아가 「고민」을 얘기했고사마란치는 『공동개최만이 해결책』이라고 설득했다.사마란치와 입장정리를 한 아벨란제는 일본측을 설득하기 시작했고 결국 29일「공동개최 수락 서신」을 받아냈다는 것이 이 관계자의 얘기다.
일본이 공동개최를 받아들인다는 소식을 접한 사마란치 위원장은즉시 김운용 IOC부위원장겸 대한체육회장을 통해 김영삼대통령에게 한.일 공동개최를 알렸다는 것이다.사마란치 위원장과 아벨란제 회장이 막역한 사이라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
사마란치와 아벨란제,여기에 네비올로 국제육상경기연맹(IAAF)회장까지 합쳐 국제스포츠계를 좌지우지하는 거물 3명이 모두 라틴계로 이들은 「라틴계 3인방」으로 불리고 있으며 그 수장(首長)이 사마란치.
사마란치 위원장은 88년 이후 8년동안 20차례나 한국을 방문할 정도로 한국에 대해 좋은 감정을 갖고 있다.
손장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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