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EM개최지 서울선정 배경-명분보다 현실 예견된 선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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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 민간자문위원회가 2000년 ASEM 개최지를 서울로 선정한 것은 현실 여건 때문이다.
다른 지역의 경우 명분은 있더라도 일단 준비과정에 불확실한 요소가 많고 행사후 시설이 거대한 공룡으로 남아 경제적 후유증을 가중시킬 수 있다는 견해가 지배적이었다.
지역균형개발이라는 측면에서 지방 개최가 진지하게 고려됐으나 99년말까지 모든 시설이 완료돼야 하는 시간적 촉박함 때문에 서울이외 지역은 모험이 될 수밖에 없다는게 위원들의 대체적인 의견이었다.자문위는 6개 도시에서 낸 사업계획서를 ▶컨벤션센터건설계획의 타당성▶숙박및 공항 여건▶문화.환경여건▶지역개발 효과및 국제회의 경험 등 9개 항목으로 심사했다.
건설계획면에서는 단연 서울이 앞섰다.서울삼성동 무역전시관 부지는 추가적인 부지조성이나 기반시설 공사가 필요없고 용도변경 등의 행정적 제약요인도 없는 것으로 판단됐다.일산은 해당부지가한국토지공사와 개인의 공유인데다 사유지에 대한 농업진흥지역 해제 등 행정적 제약이 걸림돌이 됐다.부산은 해안지역이라 지반조사에 따른 공정지연 가능성이 제기됐다.
숙박시설도 서울을 따라올 곳이 없었다.제주의 경우 숙박시설이개최후보지인 중문에 일부만 있다는 제약이 있었고 경주.대전은 대량 신축해야 한다는 부담이 작용했다.
일산은 숙박시설의 대부분을 서울에 의존해야 하는 관계로 호텔과 회의장간 이동에 불편이 예상됐다.특히 호수공원에 지을 계획이었던 각국 정상숙소는 부지 용도변경 등의 어려움으로 현실적인방안이 되지 못한다는 평가를 받았다.
공항여건으로 볼 때 국내최대의 김포공항을 낀 서울과 일산만이합격권에 들었다.시내 교통여건에서는 대전이 가장 양호한 평가를받았다. 문화및 환경 측면에서는 경주와 제주가 각각 가장 좋은점수를 받았으며 지역개발의 긍적적인 효과면에서도 제주와 경주가우선 고려됐다.그러나 경주는 숙박시설의 상당량이 구시가지에 위치,도로확장이 어려워 교통난이 심각할 것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이원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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