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본부 직원들 컴퓨터 교육현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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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학교 정보화가 성공하려면 우리가 먼저 배워야 한다.』 매일아침 정부 제1종합청사 부근 한국생산성본부에 있는 803호 컴퓨터 교육장.머리칼이 희끗희끗한 50~60대 초로(初老)의 신사 20여명이 각자 컴퓨터 익히기에 열중하고 있다.
이날은 자료관리 프로그램의 일종인 「엑셀」을 처음 배우는 시간.엑셀이 쉬운 프로그램은 아니어서 대부분 어려워하는 모습들이지만 강의를 제대로 알아듣지 못한 사람은 옆사람에게 물어가며 따라하는 모습이 여간 진지한 것이 아니다.
이들은 모두 교육부 본부의 실.국장들.올해부터 교육 정보화를본격 추진하고 있는 교육부는 『교육 정보화를 이루려면 먼저 직원들이 컴맹에서 탈출해야 한다』는 취지아래 생산성본부에 의뢰,이달 내내 교육부 본부 직원 9백40명에게 컴퓨 터 교육을 시키고 있다.전직원 컴퓨터 교육은 정부 부처 가운데 첫 시도다.
실.국.과장급 55명은 월~금요일에 매일 오전7시30분부터 1시간동안 두반으로 나뉘어 컴퓨터의 기본인 도스부터 윈도.통신.워드프로세서.엑셀.데이터베이스 등 업무에 필요한 기본 소프트웨어까지 배우고 있다.
사무관급 이하 직원들은 근무 시간에 관계없이 본인이 원하는 시간.과목을 택해 하루 3시간까지 교육받는다.
교육 열기는 사무실로 이어져 틈나는 대로 컴퓨터 교재를 펴놓고 배운 내용을 복습하곤 한다.그동안 책상 위에서 「잠 자던」컴퓨터가 이젠 거의 없어졌다.
고교 교장을 지낸 윤정광(尹正光)고교교육정책관은 『때로는 「이 나이에 컴퓨터를 배워 뭐하나」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교육 정보화가 빨리 뿌리내려 교육개혁이 앞당겨지기 위해선 내가 먼저 눈을 떠야 한다는 생각에 열심히 배우고 있다 』고 말했다. 컴퓨터 교육은 교육부가 구상중인 「정보화 부처 만들기」계획으로 이어진다.
올해안에 자체 근거리 통신망(LAN)을 설치,부내 전자 편지(E­mail)교환을 가능하게 하고 서울대 전산원에도 LAN을연결해 직원들이 부내 컴퓨터로 손쉽게 인터네트를 이용하도록 할계획이다.
또 현재 개발중인 「전자결재」용 소프트웨어가 완성되면 교육부는 이를 이용해 전자결재도 도입키로 했다.
김동옥(金東玉)교육부 전산담당관은 『앞으로 모든 정보는 서류가 아닌 통신망으로 오가게 된다』며『컴퓨터를 모르면 결국 「정보맹(盲)」이 되고 시대에 뒤처질 것』이라고 말했다.
오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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