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축구 伊 AC밀란 3대2로 짜릿한 승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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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7면

AC 밀란 진영에서 공중볼을 따낸 신태용의 스루패스를 황선홍이 낚아채 문전으로 5~6 전진한 후 대포알같은 오른발 슛을 명중시키는 순간 무수한 폭죽이 터지며 떠나갈 듯한 함성이 잠실벌을 뒤덮었다.「월드컵을 우리에게,월드컵을 한국으 로!」 황홀했다. 〈관계기사 39면〉 2002월드컵 유치의 기원이 남긴 역사적인 한판승부,한국축구대표팀과 이탈리아 명문클럽팀인 AC 밀란간의 한판승부는 몸서리칠 만큼 짜릿한 다섯차례의 골장면으로잠실주경기장을 메운 8만여 관중들을 사로잡았다.
결과는 3-2 한국의 승리.그러나 승패는 이미 의미를 잃었다. 오래 기다릴 것도 없었다.전반 4분만에 조지 웨아가 포문을열었다. 박정배.홍명보등 한국수비진을 단숨에 허물고 페널티 에어리어 오른편을 돌파했다.GK 김병지의 전진수비.
그러나 웨아의 오른발 아웃프런트킥은 환도처럼 날카롭게 골네트오른쪽 모서리를 찔렀다.
첫골을 잃은 한국은 이후 20여분을 더 GK 김병지의 빈틈없는 수비력에 의지한 채 버텨야 했다.
한국이 AC 밀란의 「카테나치오(빗장수비)」를 부수는데는 40분이 필요했다.
AC 밀란의 전진 프레스에 말려 공격 활로를 뚫지 못하던 한국은 40분 홍명보가 미드필드에서 AC 밀란의 수비진 키를 넘겨 로빙패스를 연결하자 서정원이 GK 마리오 이엘포의 키를 넘기는 논스톱 슛으로 동점을 만들었다.
불과 3분뒤 고정운이 하석주의 패스를 골에어리어 정면에서 땅볼 슛,게임은 2-1로 역전됐다.
AC 밀란의 카펠로감독은 후반들어 「뛸 수 없다」던 프랑스 출신 골게터 장 피에르 파팽까지 투입하며 승부에 강한 집착을 보였다. 그러나 AC 밀란의 플레이에 적응한 한국은 도리어 빠른 공수전환으로 허점을 공략,후반 10분만에 세번째 골을 낚았다.
허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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