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시험결과 수용하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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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충돌이 빚어지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낳았던 한약조제시험이 큰말썽없이 치러진 것은 다행스런 일이다.또 한의사협회가 무기한 휴업.면허증 반납결정을 거둬들이고 단식농성도 푼 것을 반갑게 여긴다.여론조사결과에서 보듯 3년이 넘는 끈질긴 대립에 국민들은 넌더리가 날대로 나서 이제는 논리가 어느쪽이 옳든 무조건 평화적이고 타협적인 쪽의 손을 들어주고 싶은 심정이 돼 있음을한.약 양쪽은 헤아려야 한다.
시험은 별 사고없이 치러졌지만 시험문제의 난이도(難易度)를 놓고 한.약 양쪽은 또 볼썽사나운 대립과 반발을 보여주고 있다.한의계에서는 너무 쉽다는 것이고,약계에서는 너무 어렵다는 것이다.이번 시험문제가 한의계가 시험전에 공개한 것 과 같은 상식이하의 문제들로 돼 있다면 분명히 한의계가 반발할만 하다.그러나 그런 문제들은 실제로 출제되지 않았다.
또 약계에서는 문제가 지나치게 어려웠다고 말하고 있지만 필기시험은 약대교수들이 출제한 것이니 아예 반발할게 못되고 한약재감별시험수준도 지난해의 1차 시험내용과 큰 차이가 없다면 시비의 대상은 아닐 것이다.
문제 자체에 흠이 있다면 모르되 원칙적으로 시험의 난이도가 시비대상이 될 수는 없을 것이다.그럼에도 난이도가 쟁점이 되고있는 것은 한약시장에 진입하려는 약계쪽과 이를 막으려는 한의계쪽의 이해가 엇갈리기 때문이라는 것쯤은 국민들도 잘 알고 있다.바로 그렇기 때문에 어느 쪽의 주장에도 귀를 기울이려 하지 않는 것이다.
19일의 한약조제시험은 법과 규정에 따라 치러진 것이다.그렇다면 시험은 인정돼야 하고 그 결과도 합격률이 높든 낮든 한.
약 양쪽이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야 하며,정부도 그 결과를 밀고 나가야 한다.
정부는 한.약 분쟁에 대해 앞으로 단호한 자세를 취해야 한다.법에 어긋난 시위.농성.휴업.파업 등에 대해서는 엄격히 대응해 질서를 잡아야 한다.한.약 분쟁은 우리사회의 대표적인 정신적 공해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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