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판 케네디우주센터 하이난 섬에 2013년 완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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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최남부 하이난 섬(海南島)에 네 번째 위성 발사 기지를 만든다. 모두 120억 위안(약 1조8400억원)을 투입해 우주 테마공원과 함께 대형 기지를 건설함으로써 급성장하는 전 세계 위성 발사 수요를 끌어들이고, 우주 군사기술을 강화하며, 새로운 관광산업을 육성한다는 복안이다.

새 기지는 규모와 시설 면에서 미국항공우주국(NASA)이 자랑하는 케네디 우주선 발사기지에 버금갈 정도여서 중국의 우주산업이 크게 성장할 전망이다. 현재 중국은 쓰촨(四川)성의 시창(西昌)과 산시(山西)성의 타이위안(太原), 간쑤(甘肅)성의 주취안(酒泉) 등 세 곳에 우주선 발사기지가 있다. 그러나 모두 군사적 목적을 중시해 서부 내륙에 치우쳐 있기 때문에 일반 위성산업 발전에는 한계가 있었다.

◇중국판 케네디센터=하이난 섬 위성 발사기지 건설본부의 타오중산(陶鍾山) 총기술주임은 20일 오후 홍콩 우주박물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올 12월에 착공해 2013년 완공되는 기지는 중국의 최첨단 기술과 효율적인 시스템을 갖춘 선진형 우주센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이난 섬 바닷가인 원창(文昌) 지역에 건설될 기지에는 모두 50억 위안(약 7666억원)이 투자되며 면적은 20㎢에 달한다. 타오 주임은 “기지는 미국 수준의 설계기법을 사용했다”며 “중국의 위성 발사 기술이 이미 우주산업 선진국 수준에 도달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자신했다.

중국 기술원의 왕리헝(王禮恒) 교수는 “미국 플로리다주에 있는 케네디센터의 경우 해안에서 가까워 시야가 넓고 접근성이 좋으며 물류비용도 적어 세계 우주산업의 메카로 부상했다. 원창 역시 이 같은 점을 고려해 설계했다”고 말했다. 또 “앞으로 하이난 섬 기지는 상업적 위성과 해외 각국의 위성 발사를, 시창 기지는 군사용 위성 발사를 전담하는 식으로 역할이 바뀔 것”이라고 밝혔다.

◇관광산업 공략=또 다른 특징은 대규모 우주 테마공원이 함께 들어선다는 점이다. 700만㎡에 달하는 공원을 만드는 데 70억 위안(약 1조500억원)이 쓰인다. 테마공원에는 중국 우주개발역사관과 전 세계 우주 개발 관련 전시장이 지어진다. 우주 체험 관련 놀이시설도 건설된다. 위성 발사기지를 관광산업과 연계해 지역 경제 활성화를 도모하겠다는 전략이다.

홍콩=최형규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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