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국가 식별 부호 남북 ‘ko’로 통합 추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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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남북한에 막힌 인터넷도 뚫고, 국가 식별 부호도 kr(남한), kp(북한) 대신 ko로 통합해 보려고 해요. 이미 북한 조선과학기술협회와 한국방송통신학회와는 이런 안에 합의를 했지요.”

6일 한국방송통신학회 초대 회장으로 선출된 진용옥(사진) 경희대 명예교수는 “남북한 간 협력과 방송통신 융합 문화 창달에 적극 나서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그동안 남북한 간 학문적 물꼬를 트기 위해 바쁘게 움직였었다. 2004년에는 남북한과 중국 등 3국이 인터넷을 통해 학술 논문집을 펴내기도 했었다. 그때 기술적 어려움을 극복하면서 3국 공용 웹하드도 개설해 활용했었다.

“세종대왕 때 만들어진 자격루가 최근 건국대 남문현 교수에 의해 복원됐으나 이를 단순 복원에 그치지 말고 우리 생활 속으로 자꾸 끌어들여야 해요. 자격루가 TV 등의 시보를 알리도록 하는 방법도 추진할 겁니다.”

그는 자격루나 한글·봉화 등이 디지털 시대를 연 획기적인 전통 기술들이라고 강조했다.

“봉화의 경우 5개의 아궁이(5단위 부호 체계)를 사용해 32가지 상황을 알릴 수 있는 디지털 통신방법이며,방송의 한 유형이었으나 근대 통신으로 이어지지 못했어요. 또 세종대왕이 창제한 정음한글 28자를 5단위 부호체계와 연계시키지 못한 것은 전략적 사고의 결핍 때문입니다.”

진 회장은 “이런 실수를 되풀이하지 말고 이들을 잘 계승 발전시켜 세계 속의 디지털 강국으로 한국이 발돋움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초대 회장으로서 방송통신 융합의 논리적 토대를 연구하는 큰 장을 세워보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박방주 과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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