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X병, 전투 위치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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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에 복무하면서 가장 선호하는 자리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PX병’이 없어진다. PX(Post Exchange)는 군 부대 내에 운영되는 작은 매점으로 장병들의 추억이 적잖은 곳이다. PX병은 영내 매점인 PX에서 과자나 빵 등 물품을 파는 관리병사다. 최근 이라크 아르빌에 주둔하는 자이툰 부대의 9진 1차 병력 선발 때는 1명을 모집하는 PX병에 무려 103명이 몰리기도 했다.

국방부는 그러나 9월 1일부터 육·해·공군이 운영하던 복지단을 국군복지단으로 통합하면서 PX를 단계적으로 민간업체에 위탁하기로 했다고 20일 밝혔다. 이에 따라 현재 2700여 명에 달하는 PX병은 모두 내년 말까지 본래 임무인 전투병으로 복귀하게 된다. 그동안 군 당국은 일반 전투병 등에게 이중 임무를 부여해 PX병으로 활용해 왔다. 또 군 콘도 등에 근무하는 현역 관리요원 1454명도 전투부대로 복귀하게 된다. 국군복지단에는 소장 또는 준장급 복지단장을 포함해 현역과 군무원 등 158명만 남게 된다. 현역 군인은 전투에 전념하고 지원 분야는 가급적 민간에 아웃소싱하자는 국방부 방침에 따른 조치다.

복지단 통합준비단장인 배기호(육사 37기) 준장은 “다음 달 1일 56명으로 국군복지단을 창설해 2010년 1월까지 정원 158명을 충원할 계획”이라며 “육·해·공군 복지단을 국군복지단으로 통합하면 연간 인건비 40억원도 절약할 수 있을 것”이라고 추산했다.

배 단장은 “군이 운영 중인 콘도와 쇼핑타운, PX는 통합해 민간업체에 위탁할 예정”이라며 “특히 시골 수퍼마켓처럼 철제 진열대에 제품들을 성의 없이 올려놓은 기존의 PX 시설은 물론 판매하는 제품도 신세대 병사의 취향에 맞춰 산뜻하게 바꿀 것”이라고 밝혔다. 또 군 복지시설에서 나오는 수익금은 장병들의 복지를 위해 재투자할 방침이다.

그러나 전방에 근무하는 장병들에게 인기가 높은 이동 PX는 그대로 운영된다. 일주일에 한두 번 오지나 전방의 소초(GP) 등 소규모 부대를 방문하는 이동 PX는 장병들 사이에 ‘황금마차’로 불린다.

김민석 군사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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