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박종호 안타행진 39서 멈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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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0경기 연속안타는 이뤄지지 않았다. 프로야구 삼성 박종호가 22일 수원경기장에서 열린 현대와의 경기 9회초 다섯번째 마지막 타석 때 3진 아웃으로 물러서고 있다.[수원=연합]

39경기를 쉴새없이 달려온 철마(鐵馬)가 멈춰섰다.

지난해 8월 29일 자신이 연속안타 행진을 시작한 수원구장에서. 지난 5년 동안 한솥밥을 먹었던 동료 현대선수들 사이에서.

박종호(31.삼성)는 결국 아홉수의 고비를 넘지 못했다. 국내 프로야구 신기록은 물론, 일본 프로야구 최고기록을 넘어서 멈출 줄 모르고 달렸던 그는 이제 행진을 멈추고 가쁜 숨을 골랐다. 그의 가쁜 숨결은 멈춤의 중단이 아니라 다시 달리기 위한 휴식의 숨고르기리라.

박종호는 이날 다섯 번의 타석에서 삼진-중견수 플라이-1루 땅볼-포수 파울플라이, 그리고 삼진으로 물러났다.

7회초 네번째 타석. 박종호는 현대 구원투수 이상렬과 맞섰다. 3구째 빠른 직구를 마음먹고 휘둘렀으나 타이밍이 늦었다. 높게 떠오른 타구는 포수 뒤쪽으로 날아가는 파울 플라이. 현대 포수 강귀태가 마스크를 벗고 달려갔고, 박종호는 타석을 벗어나 타구를 지켜봤다. '제발', '제발'. 그러나 강귀태는 넘어지면서 아슬아슬하게 타구를 잡아냈고 아웃을 확인한 박종호는 고개를 푹 숙이고 3루 쪽 더그아웃으로 발을 옮겼다.

하늘은 그에게 한 번의 기회를 더 허락했다. 9회초 2사 후 주자 1, 2루였다. 상대는 38경기 연속안타를 때려냈던 조용준이었다. 그러나 조용준은 강했고 박종호는 지쳐있었다. 박종호는 볼카운트 2-0에서 바깥쪽 꽉찬 슬라이더에 얼어붙은 듯 방망이를 내밀지 못하고 스탠딩 삼진을 당했다. 결국 경기는 연장에 들어갔고 10회말 현대 브룸바의 끝내기 홈런이 터졌다. 브룸바는 이날 2개의 홈런을 때려 시즌 7호로 박경완(SK.11개)을 추격했다.

한화 송진우(38)는 문학 SK전에서 국내 프로야구 사상 처음으로 통산 2400이닝 등판 신기록을 세웠다. 송진우는 7회까지 던지며 1실점으로 호투했다.

수원=이태일 기자, 인천=남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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