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기 좋게 그슬린 몸”에서처럼 ‘햇볕이나 연기 따위를 오래 쬐어 검게 되다’는 의미를 나타낼 때 ‘그슬리다’를 쓰는 경우가 있으나 이는 ‘그을리다’의 잘못이다. ‘그슬리다’는 ‘불에 겉만 살짝 타게 되다’는 뜻을 지닌 단어로, “촛불에 머리카락이 그슬렸다”와 같이 쓸 수 있다.
“한동안 얼굴이 검게 그을은 채 하얘지지 않았다”에서는 어느 부분이 잘못되었을까. ‘그을다’에 ‘~은’을 붙여 활용할 때에는 예문에서와 같이 ‘그을은’으로 쓸 수 없다. ‘그을다’에 ‘~은’이 붙으면 ‘ㄹ’이 탈락되므로 ‘그은’이라 해야 올바르다.
피부를 잘못 그을리면 불에 그슬린 것처럼 화상을 입을 수도 있다. 민감한 피부나 여드름 피부엔 태닝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 또한 충분히 고려한 뒤 살을 태우는 게 좋겠다.
김현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