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이후 정국 어떻게 되나] 탄핵이 미친 효과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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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탄핵을 주도한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역풍에 시달렸다. 하지만 결과는 달랐다. 한나라당은 1당의 지위를 잃었지만 121석을 얻어 선전했다. 반면 민주당은 지역구 5석에 비례대표 4석이란 초라한 성적표를 받았다.

이에 대해 강원택 숭실대 교수는 "민주당과 비슷한 정책성향을 가진 열린우리당이 '좀더 개혁적이고 진보적'이란 이미지를 풍기면서 민주당엔 지역적 이미지만 남게 됐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탄핵 정국과 총선'이란 발제에서다.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각각 영남과 보수, 호남과 진보라는 특성을 대표해 왔으나 분당을 계기로 민주당의 정체성에 혼란이 생겼다"는 것이다.

康교수는 이어 "탄핵 정국이 '보수-탄핵 찬성, 진보-탄핵 반대' 구도를 낳으면서 민주당은 '보수는 아니지만 탄핵 찬성'이란 애매한 입장에 놓이게 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3金의 영향력이 감소하고, 노무현 정부 이후 지역주의가 약화된 반면 이념적 대립이 격화돼 민주당의 지역적 입지도 좁아졌다"고 덧붙였다. 반면 한나라당은 박근혜 대표 체제로의 전환, 열린우리당 정동영 의장의 노인 폄하발언 등을 타고 넘으며 탄핵에 대한 부정적 여론을 보수층의 결집으로 극복한 것으로 康교수는 풀이했다.

토론에 나선 김도종 명지대 교수는 "탄핵 정국은 한나라당 지지세력에겐 거의 영향을 못준 대신 반(反) 한나라당 세력의 지지를 민주당에서 열린우리당으로 옮기는 효과를 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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