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투수 류현진이 15일 캐나다전에서 완봉승을 따낸 뒤 포수 진갑용과 얼싸안으며 기뻐하고 있다. 류현진은 9이닝 동안 5피안타·무실점으로 한국의 1-0 승리를 이끌었다. 한국은 16일 일본과 3차전을 치른다. [베이징=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한국 야구 대표팀이 류현진(한화)의 완봉 호투와 정근우(SK)의 솔로 홈런 한 방으로 2경기 연속 한 점 차 승리를 따냈다.
한국은 15일 베이징 우커쑹 제2구장에서 열린 베이징 올림픽 야구 캐나다와의 2차전에서 1-0으로 승리했다. 미국과 1차전에서 8-7로 역전승한 뒤 까다로운 상대 캐나다마저 꺾고 2연승을 거둔 한국은 남은 5경기에서 2승만 추가하더라도 준결승전에 진출할 수 있는 유리한 고지에 올랐다.
승리의 주역은 류현진이었다. 류현진은 9회까지 안타 5개와 볼넷 3개를 내주었지만 삼진 6개를 잡으며 무실점으로 역투했다. 시속 140㎞대 후반의 직구와 타자 바깥쪽으로 흘러나가는 슬라이더로 캐나다 타선을 잠재우며 ‘괴물’의 위력을 보여줬다. 특히 류현진은 3월 대만에서 열린 베이징 올림픽 최종 예선 캐나다전에서 선발 1.2이닝 동안 3실점하며 팀에 3-4 패배를 안긴 아쉬움을 말끔하게 씻어냈다.
류현진은 9회 말 절체절명의 위기를 맞았다. 선두 타자 마이크 사운더스에게 좌전 안타, 1사 후 닉 왜그라츠에게 우전 안타를 맞고 1사 1, 3루 위기에 몰렸다. 그러나 브렛 로리를 우익수 뜬공으로 잡아낸 뒤 2사 만루에서 라이언 래드마노비치를 볼카운트 2-1에서 중견수 플라이로 처리, 완봉승의 대미를 장식했다. 국제 대회에서 부진해 국내용 투수라는 오명을 들었던 류현진은 경기 후 “3월 캐나다전에서는 직구 승부에서 많이 맞은 탓에 오늘은 슬라이더와 체인지업 등 변화구 위주로 투구했다. 9회 말 위기를 무실점으로 잘 넘겨 너무 기분이 좋다”며 싱글벙글 웃었다.
타선에선 정근우가 힘을 냈다. 3번 타자로 나선 정근우는 3회 초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왼쪽 담장을 넘기는 결승 솔로 홈런(비거리 약 110m)을 터뜨렸다. 2005년 KIA 타이거즈에서 뛰었던 캐나다의 우완 선발 투수 마이크 존슨의 초구 135㎞ 직구가 몸쪽으로 들어오자 거침없이 방망이를 돌렸다. 정근우는 한국이 기록한 3안타 가운데 2개를 때려냈다. 한국은 16일 오후 8시 숙적 일본과 예선 3차전을 벌인다.
◇김경문 한국 감독=“한 10경기는 치른 것 같다. 너무 힘들다.(웃음) 한 점 차 승부였기에 윤석민이나 정대현 등 다른 투수를 낼 경우 너무 부담을 줄 것 같아 류현진에게 끝까지 맡겼다. 류현진은 오늘 컨디션이 너무 좋아 무조건 완투를 시키려고 마음먹었었다. 중심 타자들이 부진한 것은 부담감 때문이라고 본다. 내가 더그아웃에서도 느낄 수 있을 정도이다. 타격코치와 상의해 타순 변경 여부를 고심해 보겠다. 캐나다전이 고비였는데 이겨서 내일 일본전은 편안하게 할 수 있겠다. 선발, 중간을 모두 투입해 반드시 이기도록 하겠다.”
베이징=이석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