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박물관 기념품 판매로 재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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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연간 5백만명의 관람객이 찾는 프랑스 파리의 루브르 박물관.
입구를 찾아 유리로 된 피라미드안을 통해 지하로 내려가면 매표소와 함께 의류.음반.식품등 각종 상품들을 진열한 현대식 상가가 기다린다.
이 상점 중에서도 유난히 사람들이 북적거리는 곳이 있다.바로박물관이 직영하는 기념품 매점.
우편엽서.미술책자.복제 조각.그림등 전통적 제품부터 반지.스카프.넥타이.장난감.열쇠고리.달력.밥그릇.찻잔에 이르기까지 「루브르」를 상징하는 갖가지 물건들이 사람들을 유혹하고 있다.
문화산책을 나왔던 관람객들은 그 유명한 루브르를 관람했다는 「증거」용으로 수백원에서 수십만원에 달하는 기념품 한두개씩을 흔쾌히 구입한다.루브르 박물관이 이렇게 벌어들이는 돈은 자그마치 연간 1억2천만프랑(약 1백90억원)으로 입장 수입에 맞먹는 금액이다.
다른 박물관들도 기념품사업으로 짭짤한 부수입을 올리며 큰 재미를 보고 있다.
인상파 그림들을 모아놓은 오르세 박물관은 5천만프랑(80억원),중세부터 현대까지의 세라믹등 실내장식품등을 수집해놓은 장식미술관은 5백만프랑(8억원)을 이 부대사업에서 벌었다.
오르세는 19세기 명화의 복제본을,아시아예술품을 소장한 귀메박물관은 아시아의 명화를 새겨넣은 목도리와 넥타이를 판매한다.
심지어 국립도서관은 프랑스의 대문호 말라르메의 친필을 복사한 행주치마까지 내놓았다.
덕택에 파리의 국립박물관들은 지난해 9년만에 처음으로 적자에서 벗어나 수지균형을 맞췄다.
이같은 박물관의 「탈선」에 대해 소비자의 스노비즘(유행추종)을 이용한 얄팍한 상혼이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박물관측은 이에 대해 이 부대수입이 입장료를 낮추고 새 미술품을 사들이며 각종 문화행사에 벌이는데 재투자된다고 반박하고 있다.
파리=고대훈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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