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지선,만도유니품 입고 국내 첫선-KBS배아이스하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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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9면

『국내무대에 제 남은 아이스하키 인생을 바치렵니다.』 모국인한국에 안착해 제2출발을 다짐하고 나선 백지선(29.미국명 짐백)의 소박한 꿈이다.
백지선은 아이스하키 최고봉이라 할 북미하키리그(NHL)를 수놓은 화려한 스타플레이어 출신.그런 그가 뜻하지 않은 부상으로깊은 좌절감 속에 방황하다 한국무대를 찾아 웅지를 튼 것은 지난달 말.실업2호인 만도위니아의 집요한 설득이 주효했기 때문이다. 2일 목동실내링크에서 개막된 96KBS배아이스하키대회는 사실상 백의 국내 데뷔무대.개막전으로 치러진 이날 대학강호 경희대와의 첫경기에서 백은 뛰어난 스틱워크를 구사하며 두골을 어시스트,소속팀인 만도위니아가 11-2로 압승을 거두는 데 크게기여했다.전문수비수로 활약한 백은 이날 3피어리어드동안 풀로 기용되면서 경희대 공격진의 정면돌파를 효과적으로 차단하는 노련한 경기운영 솜씨를 과시,「역시 NHL스타답다」는 후한 평가 속에 국내무대 적응에 합격판정을 받았다.
백의 아이스하키 인생은 22년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한살 때인 지난 68년 가족의 품에 안겨 캐나다 이민길에 올랐던 백은일곱살 때인 74년 「하우스리그」로 불리는 어린이 하키클럽에서얼음을 지치기 시작했던 것.하키입문 10년만인 17세때 NHL피츠버그 펭귄스에 드래프트돼 2부리그에서 활약하기에 이르렀다.
그뒤 백은 23세 때인 90년 비로소 NHL의 스타덤에 올라90~91시즌과 91~92시즌에는 펭귄스가 스탠리컵을 2년연속차지하는데 수훈갑으로 성가를 크게 떨쳤다.
그러나 기쁨도 잠시,「프로야구 기린아」박찬호가 LA 다저스에스카우트되던 94년 LA 킹스로 트레이드되면서 불행의 순간을 맞는다.「빙판의 황제」웨인 그레츠키와 함께 킹스의 주전멤버로 위세를 떨치던 백은 이듬해 연습경기도중 상대선수 의 스틱에 맞고 돌연 실명위기를 맞았던 것.
한때 현역은퇴를 고려하는 등 실의의 나날을 보내야했던 백은 1년여 공백끝에 오타와 세네터스로 트레이드된 뒤 NHL을 떠나지난 4월까지 마이너리그격인 IHL에서 뛰면서 재기를 노렸으나기대만큼의 활약을 보이지는 못했다.
성백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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