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왜 코스닥 몰리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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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외국인들이 코스닥 시장에서 19일째 순매수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개인들이 팔자 우위를 보이는 가운데 외국인은 지난 3월 이후 단 하루를 제외하고는 코스닥에서 순매수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이달 들어 외국인이 순매수한 금액만 6500억원에 육박하고 있다.

코스닥 지수는 외국인의 매수세 덕분에 연중 최고치를 잇따라 경신하고 있다. 3월 이후 코스닥 지수 상승률(10%)도 거래소(2%)를 훨씬 웃돌고 있다. 현재 40조4389억원인 코스닥 시가총액에서 외국인이 보유한 주식의 가치는 7조4875억원으로 외국인 비중이 18.5%에 달한다.

지난 19일 뉴욕에서 열린 코스닥 대표기업 12개사의 해외 공동 기업설명회(IR)에서도 외국인의 '바이 코스닥' 열기는 감지됐다. 코스닥시장과 코스닥위원회에 따르면 IR에 참석한 주요 기관 펀드매니저와 애널리스트 등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 31명 중 24명은 코스닥 기업들에 대해 향후 이익 실현을 보류하고 매수에 나서겠다고 답했다. 외국인들이 최근 코스닥에 주목하는 것은 삼성전자 실적 호전에 따라 코스닥에 포진하고 있는 삼성전자 관련주들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한화증권 이종우 리서치센터장은 "거래소 업종 대표주의 가격이 크게 올라 가격 부담이 생기면서 코스닥의 대표주인 정보기술(IT)주식이 대안으로 부각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외국인이 주로 사들이는 코스닥 주식은 초박막 액정화면(TFT-LCD) 부품과 반도체 장비.휴대전화 부품 등 IT 하드웨어, 인터넷 등 소프트웨어 업종들이다.

허재환 동양종금증권 선임연구원은 "코스닥 종목에 대한 외국인의 순매수는 IT 거품 붕괴 이후 계속됐던 시장의 침체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음을 의미한다"며 "중소형 IT 주식 등 외국인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코스닥 종목군에 관심을 둘 것"을 권유했다.

서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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