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은 지주사 전환‘청신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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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7면

KB금융지주로의 전환을 추진 중인 국민은행에 든든한 우군이 생겼다. JP모간자산운용은 13일 국민은행의 지주사 전환에 찬성한다고 공시했다. JP모간의 국민은행 지분은 0.028%(9만5717주)로 미미하다. 하지만 외국인 투자자가 전체 지분의 74.4%(12일 기준)를 차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주요 외국계 자산운용사가 지주사 전환에 찬성했다는 점에서 의미는 작지 않다. 국민은행 고위 관계자는 “비록 작은 지분이지만 시장에 신호탄으로 작용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증권업계에선 국민연금이 8일 국민은행 지분을 4.44%에서 5.02%로 늘렸다고 공시한 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국민은행이 지주사 전환에 성공하려면 25일로 예정된 주주총회에서 출석 주식의 3분의 2, 발행 주식의 3분의 1 이상이 찬성해야 한다. 또 지주사 전환에 반대하며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하는 주식이 전체의 15% 이내여야 한다.

가장 큰 변수는 주가다. 국민은행은 매수청구권을 행사하는 주식을 주당 6만3293원에 사주게 된다. 주가가 이 가격에 못 미칠 경우 매수청구가 늘어날 수 있다는 뜻이다. 13일 종가는 5만9400원이다. 하지만 현재 국민은행 주가가 지난해 고점 대비 30% 이상 떨어졌기 때문에 주당 몇천원 때문에 매수청구가 대량으로 늘어나지는 않을 것이란 견해도 만만찮다. 매수청구권을 행사하지 않기로 한 JP모간자산운용 김성복 이사는 “현재 은행의 가치가 저평가돼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국민은행이 주가 부양을 위해 자사주 매입을 검토하고 있는 것도 긍정적이다. 황영기 KB금융지주 회장 내정자는 지난달 말 한 인터뷰에서 “적극적으로 자사주 매입에 나설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국민은행 주가가 현 수준 이상을 유지한다면 지주사 전환이 가능할 것이란 견해도 있다. 삼성증권 유재성 리서치센터장은 “주가가 6만원 이상일 경우 전환 성공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고 본다”고 말했다.

김선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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