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고대화재 중국까지 위협-3주째 불길 안잡혀 수도도 불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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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몽고의 드넓은 초원에서 2주일 넘게 꺼지지 않고 있는 불이 벌써 남한 면적 만한 지역을 불태우고 이웃 중국으로까지 번지고있다. 그런데도 외부 세계로 전해지는 정확한 정보는 별로 없이다만 사망자 5명 안팎에 1천여마리의 가축이 타죽었다는 정도로만 알려진 가운데 37만명의 이재민에 5백70만마리의 「가축 피해」가 있었다는 소식도 흘러나오고 있다.
이제까지의 외신을 종합하면 불은 바람을 타고 사방으로 번져 동쪽의 중국 영토내 40~50㎞까지 확대되고 있다.중국도 장춘윈(姜春雲)농업담당 부총리 주재로 화재 대책을 논의하는 등 비상사태에 들어갔다.만약 불이 중국 내몽고 자치구 다싱안링(大興安嶺)삼림에 옮겨붙으면 사태는 심각해진다.
화재 원인도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몽고는 겨울에 눈이 별로 내리지 않기 때문에 매년 이맘 때면극도로 건조해진다.
이 상태에서 자연발생적으로 불이 난 것인지,아니면 사람들의 조그만 실수로 일어난 불이 대화재로 번진 것인지 아무도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불이 처음 일어난 곳도 역시 오리무중.
막연히 지난 11일께 러시아와의 국경 부근인 동부지역에서 일어난 것으로만 추정되고 있다.
어쨌든 이번 불은 이제 수도 울란바토르 45㎞ 지점인 테렐즈자연보호구역을 태우고 있다.불길에서 나온 구름은 올란바토르 시내에서도 볼 수 있을 정도다.
올란바토르 북동부 모엔곤 모리트군(郡)지역에선 두꺼운 연기층으로 시계가 약 1백에 불과해 진화를 위한 헬리콥터들이 유목민들의 텐트 부근에 착륙,방향을 물어야 할 정도다.
몽고는 지금까지 4천명 이상의 인원과 2백대의 차량,헬리콥터등을 동원해 불을 끄고 있으나 워낙 큰 불 앞에서 거의 손을 못쓰고 있다.유목민들이 옷가지와 나뭇가지 등으로 불을 끄는 수준이다.
이형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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