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스트리트저널>MD,로럴과 거래중단 선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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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미국의 세계적 항공.방위산업체인 맥도널 더글러스(MD)는 전투기용 전자장비를 상당부분 조달해온 로럴과 거래를 끊겠다고 선언했다.MD의 경쟁사인 록히드 마틴(LM)이 로럴을 정식으로 인수하기 며칠 앞둔 시점이었다.LM은 올들어 로럴 의 전자장비부문 인수작업을 벌여 왔는데 합병규모 91억달러로 미국 방위산업계의 지각변동을 일으킬만한 일이었다.
MD의 조치는 LM으로선 막대한 타격이 아닐 수 없다.LM은로럴 인수를 통해 항공기 전자장비 부문을 강화하려는 구도를 짜놓고 있었다.MD의 최신예 전투기 FA-18기종만 해도 LM은국방부의 화력 교체계획에 따라 10억달러 상당 의 적외선추적 공격장치를 팔려던 참이었다.향후 MD 항공기에 납품하려 했던 물량까지 치면 매출손실은 이를 훨씬 능가할 것이다.해리 스톤사이퍼 MD사장은 『아직 결정된 바 없지만 대체구매처를 리튼 인더스트리스나 레이선.하니웰 중에서 고르겠다』고 말했다.
LM의 로럴 합병은 우주항공에서 국방과학에 이르는 다양한 영역에서 자족기능을 강화한 외형 3백여억달러의 거대 방위산업체를탄생시켰다.LM은 불안해 하는 주변의 시선을 의식,합병 이후에도다른 동종업체와의 중간제품 거래를 위축시키지 않겠다고 공언해왔다. 하지만 MD는 LM의 손에 넘어간 로럴로부터 전투기 장비를 사올 수 없다는 입장을 이번에 분명히 했다.더욱이 유도.
항공통제 시스템등 여타 분야까지 거래를 끊을 것이 확실시된다.
LM의 부사장직을 맡게 될 로럴의 버나드 시바르츠회장은 이에대해『다소 놀랍다』는 반응을 보였다.경쟁사든 아니든간에 업계 최상의 부품만을 고른다는 MD의 구매전통과 상치되는 조치라는 것이다. 하지만 스톤사이퍼 MD사장은『이번 결정은 비즈니스의 상식에 속한다』고 응수했다.앞으로 국방부가 주도하는 차세대 전투기 개발사업의 입찰과정에서 사사건건 맞설 경쟁사에 주요 부품의 공급을 맡길 수 있겠느냐고 그는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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