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디>쏘나타 연극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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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1면

『현대연극상 이름을 「쏘나타(SONATA)연극상」으로 바꿔도괜찮다고 생각하시는 분 손들어주세요.』 19일 서울 동숭동 문화예술진흥원 2층 강당에서 열린 극단 대표자회의.이 자리엔 수십명의 각 극단 대표자들이 모여 연극계 현안을 놓고 의견을 나누고 있었다.눈길을 모은 것은 「현대연극상」 개명 문제.
현대연극상은 ㈜현대자동차의 지원을 받아 마련된 연극상으로 지난해 신설돼 서울연극제 본상과는 별도로 공식 초청작중에서 작품상(1천만원)을 포함해 연출.연기.무대예술부문등에 주어졌다.
그런데 최근 현대자동차측이 상이름을 현대연극상에서 쏘나타 연기상.아반떼 신인연기상등으로 바꿨으면 좋겠다는 의사를 한국연극협회에 밝혀온 것이다.
『1억원의 적잖은 지원금에도 불구하고 현대연극상이란 이름으론지원 기업명을 명확하게 알릴 수 없다』는 이유다.
5명 정도가 지원금은 포기해도 쏘나타 연극상은 안된다는 입장이었고 또다른 4명은 「거금」 1억원을 포기할 수 없다는 의견을 표명했다.『이미 수상을 시작한 연극상 이름을 함부로 바꾸면안되는데…』『현대연극상도,1억원도 포기하지 않으 면 안되나』하는 소리도 들렸다.
연극인들의 궁핍함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기자는 그나마 연극계를 지원하겠다고 나선 현대자동차의 좋은 뜻을 폄하할 뜻은 전혀 없다.개명문제는 문화에 대한 애정과 폭넓은 이해를 전제로합리적인 판단이 내려지길 기대할 뿐이다.
1억원은 결코 적은 돈이 아니다.많은 연극인들이 작품을 만드는데 나눠 쓰는 그 돈은 연극인들에겐 자존심과 맞바꾸고 싶을 만큼 소중한 것이다.관객과 호흡을 같이 하는 연극인.극단의 활동에 적극적 관심을 갖고 지원하는 정부와 기업의 문화적 마인드는 아직 머나먼 얘기일까.
『1억원이 얼만데…』하던 중견연극인,어느새 침튀기며 97공연예술축제 준비얘기에 열올리고 있었다.
이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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