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칭 통해본 金대통령.김대중 총재.김종필 총재 관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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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김영삼(金泳三)대통령과 김대중(金大中)총재가 『자네』,『당신』이란 호칭을 쓰며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눴다 해서 시중의 화제다. 19일까지의 전언을 종합하면 18일 회동에서의 호칭은 네가지였다.金대통령은 『金총재』『자네』의 두가지 호칭을,金총재는『대통령』『당신』등의 호칭을 번갈아 사용했다.
청와대측은 19일 부연설명을 통해 金대통령의 인사말을 정정했다.전날 알려진 것처럼 『오랜만이야』라고 인사를 건넨게 아니고큰 소리로 『金총재,오래간만입니다』라며 반가움을 표시했다는 것. 양쪽의 비공식 설명에 따르면 처음 10여분만 이런 딱딱한 호칭이 오가고 나머지 2시간여는 『자네가』『당신이』등의 호칭이격의없이 오갔다고 한다.
대통령과 야당 총재가 이처럼 허물없는 호칭을 주고 받은 것은그만큼 두사람이 가까웠다는 증거다.아울러 최근 몇년간 불편한 관계가 지속됐던 것이 분위기 호전의 극적 효과를 높여주는 요인으로 작용한 것같다.
두사람은 지난 40년간 「대체로 동지적 관계」를 유지해왔다.
79,80,87,91년등 정치적 고비 때마다 단독 대좌를 통해갈등을 키우기도 했고 협력을 도모하기도 했다.
국민회의 권노갑(權魯甲)의원은 19일 『그런 담판에서는 항용직설적인 말투로 의사소통이 이루어졌다』며 『대통령과 총재가 「자네」,「당신」이란 표현을 쓰는 것은 지극히 당연하다』고 설명했다. 어쨌든 두사람 관계는 김종필(金鍾泌)총재와는 사뭇 다른것같다.김종필총재는 19일 청와대 회동에서 『대통령께서 이런 점을 유념해주시고…』라는 등의 깍듯한 경어체로 일관했다.
김현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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