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중앙일보를 읽고…

잘못된 통계 없는지 철저 검증을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29면

그렇지 않아도 그동안 TV 뉴스나 신문에서 이혼율 통계를 발표할 때마다 좀 이상하다고 생각했었다. 보도하는 통계대로라면 내 주변에도 이혼한 사람이 상당히 많이 있어야 할 텐데 아무리 찾아봐도 그렇지 않기 때문이었다. 20일자 중앙일보를 보니 그 통계가 잘못 발표된 것이라고 한다.

그간의 보도를 보면 우리나라의 이혼율 증가가 마치 선진국으로 가는 과정에서 불가피한 일인 양 당연시하는 경향도 없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그런 분위기의 영향을 받아 이혼을 결심하게 된 사람도 적지 않았을 것이다. 물론 옛날처럼 비참한 결혼생활을 무조건 참으라고 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언론이 잘못된 통계를 근거로 마치 이혼이 보편적인 현상인 것처럼 보도함으로써 많은 이들이 사소한 일로도 쉽게 이혼을 결심하도록 조장한 측면은 없는지 따져봐야 할 것 같다. 통계 검증을 제대로 하지 못한 정부의 책임이 크지만, 이같이 잘못된 통계를 인용해 무분별하게 발표해온 언론 역시 국민에게 적지 않은 악영향을 끼쳤다는 점을 떠올리면서 자성했으면 좋겠다.

박옥동.서울 노원구 중계본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