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스트리트저널>中중형항공기개발 합작파트너로유럽컨소시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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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중국은 최근 1백인승 중형항공기 개발사업에서 서방측 합작파트너로서 유럽컨소시엄을 택하기로 했다.
이 결정은 동급의 항공기개발을 추진하기 위해 아시아 협력사를물색하고 있는 미국 보잉사에는 무척이나 난감한 일이다.
게다가 프랑스를 공식방문했던 리펑(李鵬)중국총리는 지난 13일 프랑스 대통령 관저인 엘리제궁에서 에어버스사의 프랑스측 합작사인 아에로 스파시알사와 모두 15억달러 규모의 항공기 주문계약을 체결했다.이 자리에서 양국은 다음 세기에 민간항공기 분야의 공동개발도 협력키로 합의했다.
이와 관련,보잉사는 중국측이 자사의 보잉 737기종과 동급의에어버스를 30여대나 프랑스에 주문하기로 한 것은 『명백한 정치적 결정』이라며 큰 실망을 나타냈다.프랑스도 중국이 이번에 에어버스를 주문키로 한 배경에 정치적 요인이 고 려됐음을 굳이부정하지는 않고 있다.
중국측이 항공기 대형 구매자로서 미국에 힘을 과시하고자 하는이유는 다름이 아니다.
최근 들어 무역이나 인권문제 등 사사건건 중국과 마찰을 빚어온 미국에 따끔한 맛을 보여 주고자 하는 것이다.
물론 중국이 아에로 스파시알사와 맺은 협정은 다른 유럽 컨소시엄 국가들의 공식승인을 얻어야 한다.
이 결정은 빨라도 6월까지는 나오기 힘들 것 같다.현재 유럽컨소시엄에는▶프랑스 아에로 스파시알▶영국 브리티시 에어로스페이스▶이탈리아 아레니아사가 포함돼 있는 데 앞으로 독일의 다임러벤츠사도 동참할 전망이다.
특히 이들중 아레니아를 빼놓고는 모두가 에어버스 컨소시엄의 회원사들이다.
프랑스측은 중국과의 이번 합의가 별다른 문제없이 다른 회원사들의 동의를 얻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미국 보잉사의 한 관계자는 『중국이 정말로 보잉사를 제치고 유럽컨소시엄을 합작사로 선택했다면 이는 무척 실망스러운 일』이라고 불만을 토로했다.이 관계자는 중국이 결국 등을돌린다면 『오랜 기간 협력관계를 맺어 왔던 일본 이나 한국과 합작하는 방안을 고려중』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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