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미경으로 본 원더풀 스포츠 <18> 레슬링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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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4호 24면

이번에도 ‘빠떼루’가 승패를 가를 가능성이 크다.

레슬링은 1896년 아테네에서 열린 최초의 근대 올림픽에서 처음 등장해 1900년 파리 대회를 제외하고 이후의 모든 올림픽에 포함됐다. 팔과 상체만으로 공격하는 그레코로만형 레슬링이 스타트를 끊었고 1904년 세인트루이스 올림픽부터는 전신을 이용할 수 있는 자유형이, 2004년 아테네 대회에서는 여자 자유형이 추가됐다.

베이징에서도 ‘빠떼루의 재미’는 계속된다

76년 몬트리올 올림픽에서 양정모가 자유형 62㎏급에서 광복 후 한국 최초의 금메달을 따냈다. 84년 LA 올림픽부터 2004년 아테네 올림픽까지 매번 금을 캤다. 올해는 그레코로만형에서 2004년 60㎏급 금메달리스트 정지현, 55㎏급 박은철, 84㎏급 김정섭이 금메달을 노린다. 한국의 마지막 자유형 금메달은 현 대표팀 감독인 박장순이 92년 74㎏급에서 땄다. 올해는 55㎏급 김효섭과 74㎏급 조병관이 기대주다.

국제아마추어레슬링연맹(FILA)은 이번 올림픽을 앞두고 공격적인 면이 강조된 규정을 도입했다. 득점을 먼저 한 선수가 지지 않으려는 소극적인 경기를 펼치지 못하도록 하려는 것이다.

종전에는 3분 2라운드의 점수로 승부를 갈랐지만 이번 올림픽부터는 2분 3라운드 중 두 번을 먼저 이겨야 한다. 상대방의 양쪽 어깨가 모두 매트에 닿는 폴(fall) 포지션이 이루어졌을 때나 한 선수가 한 라운드에서 15점 차 리드를 잡았을 때, 혹은 5점짜리 던지기 기술 한 번과 3점짜리 던지기를 두 번 성공시킬 경우 그 라운드는 남은 시간에 관계없이 끝난다. 부상이나 실격(세 번 경고)도 해당 라운드를 종료시킨다. 그 외의 경우는 2분 내내 경기를 해야 한다.

라운드 승패 여부로 승자를 가리기 때문에 3라운드까지 가게 되면 점수 합계가 높은 선수가 지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 즉 1라운드 0-1 패, 2라운드 3-0 승, 3라운드 0-1로 패한 선수는 총 점수에서는 3-2로 앞서지만 두 라운드에서 졌기 때문에 패자가 된다.

그레코로만형에선 매 라운드의 2분 중 첫 1분은 선 자세에서 경기가 진행되고 남은 1분 동안은 각 선수가 30초에 한 번씩 파르테르(일명 빠떼루) 자세로 경기를 한다. 이 자세에서 한 선수는 양손과 무릎을 바닥에 댄 상태에서 엎드리고 상대방이 등 위에서 공격하게 되는데, 공격에 실패하면 오히려 1점을 잃는다. 공격 순서는 심판이 파란색과 빨간색 면이 있는 동전을 던져 결정한다. 자유형에서는 2분 내내 선 자세로 경기가 진행되고 득점 없이 라운드가 끝나면 역시 심판이 동전을 던져 빠떼루 자세로 연장에 들어간다. 후취점 우선 규정에 따라 나중에 공격하는 선수는 실점을 했더라도 동점만 만들면 승리한다.

점수는 기술에 따라 1점에서 5점까지 준다. 과거 빠떼루 자세에서 빠져나오거나 빠떼루 자세에 있는 상대방을 들어올려 등을 보이게 하면 1점을 주던 규정은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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