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역 탤런트 '감초' 역할 벗어나 인기 상당부문 주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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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6면

『좋은 드라마가 되려면 아역탤런트를 잘 써라.』 성인연기자 뺨치는 아역탤런트들이 늘어나면서 이들의 야무진 연기가 TV드라마의 잔재미를 더해주고 있다.흔히 홈드라마의 간접구성원으로 「감초」처럼 끼어들던 아역이 이제 대접받는 중요역할로 격상되고 있는 것이다.
현재 방영중인 KBS-1TV 『은하수』와 SBS 『만강』은 아역들을 잘 써 덕을 보고 있는 대표적인 드라마다.「성인연기자로 역할이 넘어가더라도 인기가 지속될까」는 의문이 들만큼 아역들의 스타성에 인기의 상당 부분을 의존하고 있는 형편.
60~70년대를 시대배경으로 누나(언니)의 희생을 찡한 감동으로 엮어나가는 『은하수』의 당당한 주연은 아역탤런트 트리오다.10세전후의 유세민(동교초등학교4).신진희(채동초등학교4)양과 안치성(상인천초등학교1)군이 그 주인공.
어머니를 잃고 큰집에서 더부살이 하는 처지지만 이들의 똘똘하고 천연덕스런 연기는 오히려 「고진감래」의 앞날을 기약해주는 일면이 크다.천덕꾸러기같지만 전혀 가여워 보이지 않은 이유도 여기서 비롯된다.경쟁률 5대1의 오디션에서 이들을 발탁한 책임연출자(CP) 홍성룡 주간은 「연기이전의 순수함」「시청자의 향수를 자극한 생김새」등을 이들의 장점으로 평했다.
사극 『만강』도 아역들의 깜찍한 연기 덕을 톡톡히 보고있는 경우.타이틀롤을 맡은 어린 만강의 최우혁(용동초등학교5)군을 비롯,장유경.김정우.장수혜.홍보경.정석원 등 어린 재주꾼들이 화면을 누빈다.
특히 태생은 양반이나 천출로 신분이 뒤바뀌는 만강역의 최군은벌써 「아역스타」로 통한다.초등학교 1학년때부터 연기생활을 시작,경력 5년째인 그는 영화 『그섬에 가고 싶다』로 데뷔해 『사춘기』『고백』등 청소년.멜로드라마를 두루 거치 면서 연기력을키웠다. 아역들의 이와같은 활약에는 담당PD들의 피나는 숨은 노력이 뒷받침됐기 때문에 가능하다.『만강』의 꼬마출연자들은 첫촬영에 앞서 꼬박 20일동안 연출자(김재순)의 특별 연기수업을받기도 했다.
SBS의 운군일PD는 『아역이 많은 드라마는 PD들이 긴장하게 마련』이라며 『가식없는 연기때문에 일단 TV화면에 익숙해지면 아역들의 스타성은 돋보이기 쉬운 편』이라고 말했다.
정재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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