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KBS 혹 떼낸 것” 민주당 “언론 자유 조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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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필귀정(事必歸正)이다.”(차명진 한나라당 대변인)

“공영방송은 죽었다.”(김유정 민주당 대변인)

KBS 이사회가 정연주 사장의 해임을 제청키로 결정한 데 대해 정치권의 반응은 이렇듯 갈렸다. 한나라당은 정당한 절차로 봤다. 차 대변인은 “정연주란 좋지 않은 혹을 떼어 낸 KBS의 창창한 앞날이 기대된다”며 “(KBS가 영국의) BBC와 같이 진짜 국민의 방송으로 재탄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용태 의원은 “KBS 이사회가 감사원의 지적을 정당한 절차에 따라 받아들였다”며 “이는 KBS 내부 구성원들의 뜻이기도 한 것으로 안다”고 강조했다. 이명박 대통령의 형인 이상득 의원은 정 사장을 비판했다. 이날 충북도당 당직자들과의 오찬 간담회에서 “대통령이 불공정한 인사를 한다고 국민방송(KBS 지칭)이 대통령을 욕하고 있는데 그분(정 사장 지칭)이 신기하다고 생각한다”며 “그분이 대표적으로 낙하산으로 내려온 인사이고 상식에서 벗어난 방법으로 연임도 했다”고 지적했다.

민주당은 언론 장악 음모라고 주장했다. 정세균 대표는 “언론 자유에 대한 중대한 침해이자 법치주의의 위기로, 5~6공보다 더한 상태로의 회귀는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다. “대한민국 민주주의와 언론의 자유에 조종이 울렸다”(김 대변인), “이 대통령이 법률에도 없는 걸 가지고 정 사장을 해임하면 탄핵 사유”(송영길 최고위원)란 발언도 나왔다.

자유선진당과 창조한국당이 연대한 ‘선진과 창조의 모임’은 엇갈린 논평을 냈다. 각각 “노무현의 옥동자로 명백한 편파 방송을 했던 정 사장은 스스로 사퇴하라”(박선영 자유선진당 대변인), “(KBS가) 정권 방송으로 전락하는 것을 전 국민과 함께 막아 낼 것”(김석수 창조한국당 대변인)이라고 강조했다.

고정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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