大學벤처서 개발한 가스차단 밸브, 중국에 430억원어치 수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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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1면

지방의 한 벤처기업이 중국의 대규모 아파트에 가스차단 밸브를 수출한다. 대구가톨릭대 창업보육센터에 입주한 코스모가스텍은 지난달 26일 중국 베이징의 가스설비 업체인 스지즈퉁처화(世紀智通策化)유한공사와 가스차단 밸브 200만개(430억원어치)를 수출하는 계약을 했다.

오는 7월 말까지 2만5000개(3억5000만원)를 납품하고, 내년 말까지 네 차례에 걸쳐 선적해 후베이(湖北)성 10개 도시에 건설 중인 아파트 50만 가구에 설치될 예정이다.

이 가스 차단밸브는 가스관 안에 있는 소형 개폐기가 압력 변화를 감지해 가스 공급을 끊어주는 시스템이다. 가스가 새면 관 안의 가스 흐름이 빨라지고 이 힘에 의해 개폐기가 저절로 닫힌다. 1초 정도면 가스 누출 여부가 감지되고 가스가 새면 3초 안에 차단된다. 선진국 차단기는 대기 중 가스 농도를 감지해 가스 누출 여부를 가려내는 시스템이지만 이 제품은 미량의 가스 누출도 감지할 수 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설치비는 국내의 경우 가구당 5만원 정도다. 전자식 센서를 부착한 독일.일본 등 선진국 제품 가격의 10분의 1 정도다.

가스차단 밸브는 이 업체의 홍성식(49) 개발실장이 2002년에 개발했다. 미국의 한 석유업체에서 가스 설비 설치팀에 근무했던 홍 실장은 98년부터 가스 누출 사고를 막을 방안을 강구하다가 타이어의 펑크 여부를 물에 담가 확인하는 과정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이 회사 이화언 대표가 개발자금을 지원해 2002년 회사를 설립해 본격적인 개발에 들어갔다.

이듬해에 산업자원부의 신기술보육사업(TBI) 대상 업체로 뽑혀 정책자금도 지원받았다. 코스모가스텍은 2002년 11월 이 제품의 국내 특허를 취득한 데 이어 지난해 1월 국제특허를 출원했다.

이번에 중국에 수출할 제품은 부산의 가스밸브 제조업체인 장원공업사 등 8개 업체에서 생산될 예정이다.

이 대표는 "러시아 최대의 가스회사인 가스프롬 등과도 납품 상담을 진행 중"이라며 "이미 마련한 경북테크노파크 공장부지에 오는 9월까지 양산체제를 갖출 것"이라고 말했다.

경산=홍권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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