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주 토요휴무制-샐러리맨 달라진 풍속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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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금요일 오후5시 서울 삼성그룹 사옥앞에는 관광버스들이 줄지어서있다.등산복 차림의 회사원들이 배낭을 메고 버스에 오른다.
마음에 맞는 회사동료끼리 1박2일이나 2박3일로 여행을 떠나는 것이다.토요격주휴무제를 실시하는 기업들이 속속 늘어나면서 직장인들의 주말은 금요일로 앞당겨지고 있다.전국 각지의 휴양지들은 금요일 밤부터 붐비기 시작해토요일이면 절정을 이룬다.
올해부터 토요격주휴무제를 실시한 대우중공업의 나권철(羅權哲)대리는 『처음에는 토요일 내내 집에서 실컷 잠을 잤지만 한달에두번씩이나 토요일에 쉬다보니 취미활동을 갖기 시작했다』고 말한다. 따로 시간을 내기 어려웠던 사내 각종 동호인 모임들도 활기를 찾았다.
㈜한화의 변달용 신규사업부장은 이 회사 낚시동호회의 회장.
회원이 30여명인 이 모임은 1박2일이나 2박3일의 장거리 낚시를 1년에 연휴가 낀 날을 택해 한두번 나갔을 뿐이었다.그러나 92년 토요격주휴무제를 실시한 이후 한달에 최소 한번은 장거리 낚시가 가능해졌다.
고향이 지방인 직장인들에게 토요격주휴무제는 「효자노릇」 할 수 있는 기회.
부산이 본가인 LG전자 영업부 정모과장은 명절이 아니면 찾기어려웠던 부모님께 자주 인사를 갈 수 있어 요즘 마음이 편해졌다. 전국의 휴양지에도 금요일 밤 손님이 늘었다.
경기도 포천에 있는 베어스타운의 경우 금요일 밤 숙박 예약률은 93~94년에는 60%선이었으나 지난해부터 크게 높아져 겨울 스키시즌에는 거의 1백%에 달했다.
이수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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