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 자금난 현장 르포] "외환위기 때보다 더 어렵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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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을 '중소기업의 IMF(국제통화기금) 시대'라고 부릅니다."

전준식 한국윤활유공업협동조합 이사장(동아특수정밀 사장)은 "부도 직전이니 돈을 하루만, 이틀만 빌려 달라고 하는 동료 중소기업 사장이 부쩍 늘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시중에 돈이 많이 풀렸고, 은행에는 돈이 넘친다지만 이는 중소기업들에는 딴 나라 이야기"라고 했다. 대부분 중소기업이 더 이상 담보를 제공할 것도 없는 상태에서 이미 빌린 돈을 갚으라는 독촉에 시달리고 있다는 것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많은 중소기업이 제2금융권은 물론 사채업자의 고리채까지 다시 손대고 있다면서 "1997년 외환위기 때도 지금처럼 어렵지는 않았다"고 주장했다.

全이사장은 "내수 경기가 이렇게 가라앉을 줄 몰랐던 게 가장 큰 원인"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올 3분기까지도 경기가 회복되지 않으면 중소기업 금융대란이 현실화할 수도 있다"며 "지금은 장기 대책보다 중소기업이 연쇄 부도에 몰리지 않게 하는 단기 대책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특별취재팀=김시래(팀장.산업부), 홍승일(경제부), 장정훈.강병철(이상 산업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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